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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전문가논단

정글의 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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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곤
2012-05-14 16:27 2,10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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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우리 북한에 고향을 둔 사람들에게 있어서 정글은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것일가?

시련의 길을 걸으면서 직접 체험해 보고서야 느낄 수 있었던 탈북자들의 세계에서의 정글의 이미지는 두번 다시 걷고 싶지 않은 두렵고도 무서움을 자아내는 "원한"의 세계였다.

억수로 쏟아져 내리던 비도 어느덧 자취를 감추고 거리의 인적도 사라져 버린 깊은 밤,

어두운 밤의 고요를 깨뜨리며 한 점의 반디불 과도 같은 빛을 발산시키며 조용히 숲속으로 스며드는 하나의 행렬이 있었다.

며칠째 내리는 비로 정글속의 나무 가지 들도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인적 없는 산속, 사정없이 삼켜버리는 흙덩이와 씨름하며 한발, 또 한발 발자국을 옮겨가는 사람들...이들은 과연 누구들인가.

무거운 침묵 속에 어떤 알 수 없는 공포감과 위협에 싸여 정처 이 걷고 있는 그들의 행렬은 각이하지만 목적은 오직 하나, 기어이 넘어야 만하는 두려운 정글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가야 했다.

아니, 정처 없이 걷고 또 걸어서라도 넘어야만 살 수 있다는 하나의 일념으로 그들의 입은 이미 침묵이 되여 버렸고 온몸이 긁히고 찢어지는 이성의 감각도 모두 잊은 채 어둠속을 헤가르며 걷고, 또 걷는 것이다.

얼마나 걸었을가...

칭얼대는 어린애의 울음소리가 고요한 숲속의 인적을 깨칠 사이도 없이 잽싸게 날아간 엄마의 손이 어린 아기의 입부터 막아버린다.

본능적인 경계심이랄가, 순간의 긴장감이 또다시 애의 입을 막아 버린 것이다.

아직은 세상이란 어떤 것 인지도 모를 어린 아기, 따뜻한 보금자리에서 지금쯤은 깊은 꿈속에 빠져 있을 젖먹이 어린 아이도 지금 이 정글 속을 헤 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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