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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된 '동까모'와 실제 '동까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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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1 15:22 1,80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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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까모’는 북한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까부수는 모임의 약칭이다. 남한에 입국한 탈북 군인들은 김 부자 독재정권에 항거하여 결사항쟁의 각오로 싸울 것을 맹약하며 2010년 9월 <북한인민해방전선> 단체를 출범시켰다.
 
단체는 목적과 사명을 규정함에 있어 북한 주민과 군인들을 정신적 불구자로 만들어 노예굴종 사상을 강요하는 김 부자 우상화를 철저히 배격하고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보급하고 전파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제기했다. 나도 북민전의 초기 창립 성원으로 그 목적과 사명에 동의한 사람이다.
 
‘동까모’의 취지도 그런 맥락에서 제기되었다. 북한 주민을 계몽시켜 민주화 봉기에 불러내자면 제일 먼저 북한 주민의 원한과 저주의 상징인 김일성 동상과 사적 건물부터 배격하는 정신을 심어주고 지원해야 한다는 합의를 가졌던 것이다. 결국 남한이 아니라 북한에 강력한 반독재 세력을 키우고 지원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동까모’가 출범한 것이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남한 정부와 미국 정부의 조종에 의해 ‘동까모’라는 무장테러 집단이 발족되고 움직인다는 터무니없는 날조를 고안해냈다. 또한 공화국의 최고 존엄을 모독하고 우롱한 특대형 범죄 집단으로 규정하며 핵개발 재개에 따른 정치적 목적 실현의 방편으로까지 몰아붙였다.
 
‘동까모’가 거론된 것은 지난 2012년 6월, 탈북자 전영철이란 사람이 중국에 마약거래를 위해 갔다가 북한 보위당국에 체포되어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부터다.
 
전영철은 기자회견에서 본인은 남한에 있을 때 탈북 군인들의 모임인 ‘북한인민해방전선’(북민전) 소속 회원으로서 그 산하에 있는 ‘동까모’ 팀의 대원이라고 소개했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미국과 기무사, 국정원으로부터 동상을 파괴할 임무를 받았으며 임무 수행을 위해 북한에 침입했다가 국가안전보위부에 체포되었다고 증언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북민전 대표 이하 그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간혹 북한에서 함께 살았던 동료들이 알아보기는 하지만 그들의 인식에는 ‘장사꾼’, ‘거간꾼’, ‘짠돌이’가 전부다. 무슨 이유로 한갓 중국으로 드나들며 탈북 브로커와 북한의 마약밀수를 전업하던 그가 ‘동까모’가 되었는지 쓴 웃음을 지을 뿐이다.
 
너무 돈을 쫓는 습관 때문에 북한에 들어가 동상하나 무너뜨리면 한방에 인생을 역전할 수 있다는 허황한 생각을 충분히 했을 것이라 평가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돈에 건 모험은 있어도 충성은 없다.
 
그의 선택에 대해 여러 주장이 있지만 명백한 것은 북한에서의 개인의 선택은 없다.
 
그것이 설사 삶과 죽음의 선택이라 해도 북한에서는 개인이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탈북자들은 북한의 회유와 기만이란 말보다 ‘북한에서의 자신은 내가 아니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이렇거나, 저렇거나 그는 북한민주화의 신성한 의무에 도덕적 양심에 충성하는 탈북민과 북한주민을 모욕한 것으로 역사 속에 죄인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가슴 아픈 사실이다.
 
‘북민전’은 북한에 김일성・김정일 개인우상화를 배격하는 호소문과 전단, 영상물을 살포하고 중국 국경지역을 상대로 끊임없는 민주화 보급 사업을 해왔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 부족한 살림에 회비를 모아 쪼개고 또 쪼갰고, 중국 공안의 살벌한 경계망으로 생명의 위험을 수시로 받으면서도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고 해야만 하는 일이었기에 해왔다.
 
그래서 김정은 3대 세습의 죄악을 알리고 독재를 타도하는 북한민주화 물결에 작게나마 기여했다는 긍지와 자부심도 가져본다.
 
독재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북한의 독선선거를 거부하고 선거 당일 날에 집단탈북 강행으로 독재를 거부한 사건도 그렇고, 김정은 세습을 풍자하고 비난하는 글귀가 북한의 도시와 마을에서 심심찮게 나타나는 것도 이런 투쟁의 결과라고 자신하고 싶다.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은 북한이 가장 우려하는 ‘동까모’는 남한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북한에 있다는 것이다. 남한의 2만 5천여 탈북자들은 그 ‘동까모’의 동행자이고 변할 수 없는 후원자다. 북한이 위기 극복용으로 지어낸 가짜 ‘동까모’는 내부 결속용으로 당분간은 유용할지 모르지만 민주화의 대세를 역행할 수는 없다.
 
전대미문의 폭행과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끝없는 정치 사기와 기만으로 국민을 우롱한다면 독재를 타도하는 수천 수만의 ‘동까모’에 의해 머지않아 북한에 민주화의 불길이 반드시 타오를 것임을 확신하고 싶다.
 
장근명, 전 인민군 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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