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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전문가논단

한미동맹에 대한 인식과 미군철수 통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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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27 10:48 1,56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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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입국한 탈북자치고 북한 정권에 치를 떨지 않는 사람은 없다. 한국생활을 알지 못했다면 억울하고 분한 마음도 없을 것이다.
 
여기서 생활을 해보았으니, 굶주림과 생활에 쪼들리며 인권이란 말 조차 모르고 살았던 강요된 삶에 대한 아쉬움이 클 것이다. 특히 북한의 정치사기에 속아 이런 대한민국을 향해 10년 이상 총을 겨냥했던 군 출신 탈북자들은 헛되게 보낸 인생에 대한 억울함과 민망한 생각이 끝 간 데 없다.
 
북한군에서 생활하면서 미군과 한국군에게 품었던 증오와 적개심이 너무 컸던 탓에 국민과 국군 장병들에게 미안함과 송구한 마음이 더욱더 크다. ‘미제를 몰아내고 조국을 통일하자!’, ‘미제와 남조선 괴뢰도당을 소탕하고 남녘땅을 해방하자!’. 이 구호는 북한 학창시절과 군 시절에 수천, 수만 번은 외쳤던 것 같다.
 
북한은 한미연합군이라는 말보다는 미제와 남조선괴뢰군으로 표현한다. 자위적 국방력과 작전 지휘권이 없는 남한군은 미국의 고용군일 뿐 국군은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군인들은 한미연합군에 대해 비교적 상세히 알고 있다. 특히 특수부대는 한미연합군의 작전지휘 체계와 전력에 대한 적군연구 교육을 통해 한국과 미국의 군사동맹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전쟁이 발발하면 남한 주둔 미군부대는 물론 태평양 함대 미군 전력이 전쟁에 동원될 것이라는 것을 기정사실로 인정하고 있다. 남한 주민이 믿고 있는 전쟁에 대한 그림과 비슷하다.
 
차이 나는 것은 남한은 전쟁이 일어나면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여 개입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반해 북한 군인들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김정일을 비롯한 권력층에서 한반도 전쟁과 연계된 국제적 판도에 대한 계산은 있겠지만 북한 군인들은 전혀 생각 못한다.
 
북한 정부가 자위의 국방노선과 자주통일론, 자력전쟁을 끊임없이 강조해온 데다가 중국 지원군에 대한 단 한 번의 언급도 없었기 때문이다.
 
인민무력부와 총참모부 작전부 성원들 자체도 지원군을 포함한 그 어떤 전쟁과 작전에 대한 계획과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하곤 했다. 김정일, 김정은을 위시한 최고사령부 작전대의 전쟁계획에나 있을는지.
 
군 복무를 하면서 통일에 대한 열기가 제일 높았던 시기가 2006년 이후라고 생각된다. 북한에서 핵실험이 감행되고 한국에서의 미군 철수가 도마에 올랐던 시기다.
 
나는 장교 시절인 2006년 12월에 여단에서 진행한 군사지휘관 강습에 참가했다. 작전조장(중위 급 장교) 이상 급 대상 강습이었다. 강습에서는 조성된 정세와 관련하여 전투원들의 정신교육을 강화하고 실전훈련을 강화하여 전투원들의 싸움 준비를 완성하기 위한 지휘관들의 당면과업에 대한 학습과 토론을 진행하였다.
 
남북 간의 정상회담 개최와 경제적 교류와 협력이 진행되어 군인들이 평화에 사로잡혀 싸움준비를 게을리 하는 현상이 비판되었다. 또한 무규율과 훈련 미숙으로 전투원들의 전투 능력이 많이 떨어졌다며 당에서 평화의 구호를 들수록 군대는 싸움 준비를 완성해야 한다는 내용의 열띤 토론이 있었다.
 
그때 강습에는 총정치국과 인민무력부에서 내려온 간부가 참석했다.
 
인민무력부 2전투 훈련국에서 내려온 대좌(대령) 홍두석은 정세강연을 하면서 “바야흐로 우리가 바라던 결전의 시기가 다가온다. 우리 군대가 갖은 고초와 시련을 겪으며 다져온 일당백의 기상을 떨칠 때가 멀지 않다. 장군님의 대외적 권위와 민족 대단결 통일 전략에 따라 미제는 남한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안 될 위기에 빠졌다. 미군이 철수하는 바로 그날은 통일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격조높이 말하였다.
 
물론 북한군에서는 미군만 없으면 ‘남조선은 식은 죽 먹기’라는 말을 많이 한다. 또 ‘미군이 없는 남조선은 우리 땅이다’라는 말도 자주 한다.
 
간혹 유식한 사람들이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반대하여 통일을 못한다거나 미국이 핵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전쟁을 피한다는 말 따위를 하긴 하지만 그런 말들은 본전을 찾기 힘들다. 미군만 철수하면 통일은 반드시 된다는데 확신한다.
 
강습에 왔던 총정치국 간부도 북미 관계에 대해 말하면서 미군을 남한에서 몰아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핵보유국이 되는 길이라고 했다. 또한 남북한과 해외의 조선민족이 단결하여 미군을 남조선에서 몰아내는 반미투쟁을 격렬히 벌일 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미군이 남조선을 강점하고 있는 한 자주・평화통일에 대해 생각할 수 없고 우리 민족의 장래도 생각할 수 없다”는 북한의 논리에 동조하여 미군에 대한 증오를 가졌던 것이 엊그제 일이다.
 
하지만 북한에서만 들을법한 미군 철수 통일론을 한국에 와서까지 들을 줄이야 어떻게 알았겠는가.
 
한국의 종북세력의 미군철수 주장은 바로 북한의 적화통일론이다.
 
미군철수가 대한민국 국익에 도움이 되고 진정한 평화를 가져다준다면 당연히 실행해야 한다. 하지만 북한의 무력에 따른 적화통일을 원치 않는다면 이런 위험한 주장을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 미군 철수에 앞서 120여만의 북한 상비전력을 먼저 생각하고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살펴보는 것이 순서일 듯하다.
 
<이준성, 전 인민군 상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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