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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조국광복은 김일성의 혁명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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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23 11:18 1,79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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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김일성은 한 세대에 두 제국주의를 물리친 절세의 애국자, 백전백승의 강철의 영장이다. 북한의 근대사는 김일성의 투쟁사고 현대사는 김정일의 투쟁사다.
 
특히 북한 주민에게 김일성은 수천 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높이 모신 인민의 수령이고, 강도 일제를 때려 부수고 조국의 광복을 이룩하고 미제의 무력침공을 물리쳤으며 세상에 부럼 없는 사회주의 강국을 일떠세운 불세출의 위인이다.
 
김일성의 업적을 찬양하여 붙인 수많은 존칭을 놓고 보아도 북한에서 김일성의 우상화를 어떻게 진행해 왔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위대한 수령’, ‘인민의 어버이’, ‘20세기 태양’, ‘절세의 애국자’, ‘백전백승의 강철의 영장’, ‘백두의 장군’, ‘불세출의 위인’, ‘경애하는 아버지’ 등 김일성에 대한 존칭 수식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북한에서 가리키는 김일성의 혁명역사 중에서 항일투쟁사는 그 자체가 혁명전통이다. 노동계급의 혁명사상과 군 중시사상, 군사전략과 전술이 이 시기 창시되고 군대와 정권, 당을 비롯한 정치조직의 근간이 항일 때 마련되었다는 것이다.
 
김일성의 항일무장 투쟁사는 7살부터 시작된다. 1919년 3.1운동 참가로부터 1945년 8월, 조국광복으로 이어진다.
 
김일성의 항일혁명역사 인식을 위해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것은 예술이다. 김일성의 항일사는 70년대 김정일 등극으로 본격화되었다. 영화와 가극, 소설을 비롯한 문학예술 작품이 모두 김일성의 항일투쟁 업적으로 일색됐다. 주민과 군인은 매일 김일성의 항일혁명투쟁을 그린 영화나 가극을 의무적으로 봐야 했고, 감상문과 결의문을 발표했다.
 
학생들은 ‘만 페이지 책읽기 운동’으로 김일성의 항일혁명 투쟁업적을 그린 혁명소설을 매일 30페이지씩 읽었다. 또 무조건 암기해야 할 내용 또한 만만치가 않았다. 김일성의 유년기와 항일시기에 진행한 회의 제목과 날짜, 내용은 물론 일제와 싸웠다는 전투의 규모와 성과까지 무조건 알아둬야 할 내용이다.
 
회의도 얼마나 많고 전투도 얼마나 많은지 토론장에서 헷갈려 아무거나 주어다 맞출 때가 많다.
 
나도 군대 때 총정치국에서 진행한 혁명전통 학습 경연에 참가했는데, 김일성이 진행한 ‘돈화현성’ 전투를 ‘무송현성’ 전투와 맞바꾸어 말했던 적이 있다. 병사들이 암기하기가 오죽이나 힘들었으면 장교들은 답을 피하는 요령까지 배워줬겠는가. 문제 내용이 전혀 생각나지 않을 때에는 무조건 결론 한마디라도 우렁차게 하라는 것이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는 강도 일제를 때려 부수고 조국광복을 이룩하신 절세의 애국자이시며 백전백승의 영장이십니다. 이상입니다”. 이것이 군인이 모를 때 답하는 명쾌한 한 마디였다.
 
북한에서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김일성이 20여 년간 간고한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하여 조국을 광복했다는 진실 아닌 거짓을 역사적 사실로 인식하고 있다. 5살 유년시절부터 늙어 죽을 때까지 그러한 혁명교양을 받기 때문이다.
 
이 사실이 철저히 김일성 우상화를 위해 꾸며낸 왜곡된 역사임을 알고 있는 나이든 주민들도 그런 인식을 강제적으로 받아들인다. 그 편이 사는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은 41년에 시작된 2차 세계대전의 역학적 구조와 동맹관계에 대한 서술은 하고 있다. 사회주의 모국이었던 구소련이 해방 작전에 참전했다는 사실도 숨기지 않는다. 하지만 구소련군은 해방군이 아니라 김일성 항일부대의 지원 및 연합부대로 묘사한다. 김일성이 조직 진행했다는 조국해방 대작전이란 내용은 이렇다.
 
<…김일성은 해방 작전을 위해 항일연합군을 소련의 원동지방에 집합시켜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소련의 군사지휘관들을 참가시켜 항일연합군의 공격 계획을 설계했다. 또한 많은 공작원들을 국내로 파견하여 국내의 ‘조국광복회’ 조직망을 통한 전 인민적 항쟁을 구상했다.
 
8월 9일 김일성은 전 부대에 조국 광복을 위한 최후 공격 명령을 하달하였다. 김일성의 공격명령으로 소련 연합군과 함께 함경북도 라진상륙작전으로 조국 광복의 대성전을 위한 작전을 개시했다. 노도와 같이 진격하는 항일연합군의 공격에 겁을 먹은 일본은 8월 15일 전면항복을 선언했다.
 
결국 김일성이 이끈 항일연합군은 일제를 패망시키고 조국 광복의 역사적 위업을 달성하였다…>
 
당국의 조국해방설에 대한 내용을 부정하는 북한 주민은 많다. 군인들도 마찬가지다. 조국해방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소련 해방군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필요한 것을 믿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김철우, 전 인민군 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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