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강력한 수소폭탄 제조 가능성 100%”

청송
2010-10-25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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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신성택(미국 몬트레이 국제학대학교 교수)
1974년 육군사관학교(30기)를 졸업하고(전자공학 학사) 군 복무 중에 미국 공군기술학교 전자정밀측정과정(전자정밀측정사)을 수료했다. 1983년 미국 워싱턴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면서 핵공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1989년 미국 렌슬러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면서 핵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령으로 예편한 후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과 국방부 정책기획관실 WMD 전문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미국 몬트레이국제학대학교 교수(WMD 비확산)로 재직 중이다.
지난 5월3일부터 시작된 제8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는 지난 35년간 그랬던 것처럼 ‘혹시나’가 아닌 ‘역시나’로 막을 내렸다. 그나마 “알맹이”가 전혀 없는 장밋빛 수식어들만 나열한 최종합의문(Final Document with Substantive Recommendations)을 채택하고 폐막됐다.
그 최종합의문에는 역시 진절머리 나게 우려먹고 있는 문구들이 많이 포함돼있다. “북한에 대한 핵의무 이행 촉구”, “북한은 자체 핵무기 계획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폐기를 이행할 것”, “북한은 조속한 시일 내에 6자회담에 응해야 할 것”, “북한은 NPT에 복귀하고 IAEA 핵안전 협정을 준수해야 할 것” 등이 그것이었다.
합의문은 북한이 2006년과 2009년에 실시한 핵실험을 강력한 표현으로 비판하고 북한의 핵문제와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확인하면서도 북한은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을 수 없다고도 했다.
이 같은 최종합의문에 올라 있는 “헛소리 잠꼬대”보다 더 한심한 작태는 제8차 NPT 평가회의가 열리고 있던 바로 그 기간 중에 북한은 자체 기술로 핵융합 반응에 성공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보도(2010.5.12)했다. 북한이 겉으로는 “새 에너지 개발의 돌파구가 열렸다”고 나불거렸지만, 그 진짜 속내는 “우리는 이제부터 거침없이 수소폭탄으로 간다”는 것이다. 북한이 플루토늄(WGPu) 방식의 원자폭탄 10여기를 확보하고 있는 마당에 이보다 훨씬 강력한 수소폭탄 제조 가능성은 100% 충분하다. 물론 시간이 좀 걸리긴 하겠지만.
핵무기는 크게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으로 나눠진다. 원자폭탄은 핵분열 반응을 이용하는 반면에, 수소폭탄은 핵융합 반응 원리에 기초한 핵폭발장치다. 그런데 수소폭탄의 기폭장치로 원자폭탄이 이용되기 때문에 북한의 수소폭탄 개발은 당연한 다음 수순이다.(원자폭탄이 안 되어 있으면 절대로 수소폭탄은 못 만든다) 북한은 지난 4월9일 발표를 통해 “각종 핵무기를 필요한 만큼 더 늘이고”라는 표현을 쓴 것은 명백히 수소폭탄 개발을 염두에 둔 것이다.
북한은 공공연히 ‘핵무기의 현대화’도 언급하곤 했다. 통상 핵무기의 현대화는 핵무기를 소형화해 탄도미사일에 장착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수의 핵무기 전문가들은 북한이 아직 미사일에 탑재할 정도로 핵탄두 소형화에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북한의 ‘현대화’ 언급은 본격적으로 이 능력의 확보에 나서겠다는 최종선언에 다름 아니다. ①원자폭탄(핵분열탄)②수소폭탄(핵융합탄)③소형핵탄(핵탄두의 미사일 장착) 개발이 가장 교과서적인 단계다.
핵융합을 이용하는 핵무기는 핵분열만을 이용하는 핵무기에 비해 엄청나게 큰 핵폭발 위력을 얻을 수 있다. 이는 핵융합이 매 반응마다 핵분열에 비해 더욱 더 거대한 에너지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며, 핵융합 자체가 추가 중성자원으로서 사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방출이 높다는 것 이외에도 핵융합 연로로 사용되는 원소가 아주 흔하고 가볍다는 점 역시도 장점으로 작용해서, 매우 높은 핵폭발력을 지니면서도 원자폭탄에 비해 소형ㆍ경량이기 때문에 전술용 미사일에도 그대로 장착할 수 있다.
핵융합은 중수(중수소가 밀집된 형태의 물질)와 리튬(핵반응에서 삼중수소를 방출하는 원소)과 같은 가벼운 원자핵이 보다 무거운 원자핵으로 결합하면서 많은 양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현상이다. 핵융합 폭탄은 사용되는 연료 때문에 수소폭탄(hydrogen bomb)으로도 불리지만,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 필요한 높은 온도(섭씨 1억도)를 원자폭탄의 폭발에너지로부터 얻기 때문에 열핵융합탄(thermonuclear fusion bomb)으로도 불린다.
핵융합을 사용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혼합물을 내폭형 플루토늄 피트(pit) 내부에 넣어두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중성자 방아쇠가 내폭형 핵폭탄처럼 피트 중심에 있는 것이 아니라, 피트 외부에 있어야 한다. 핵연쇄반응이 핵융합 연료를 충분한 압력으로 누른다면, 중수소-삼중수소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며, 많은 수의 고(高) 에너지 중성자가 주변의 핵분열 물질로 방출되게 된다.
이러한 중성자는 핵분열 물질을 보다 빨리 분열시키며, 피트가 분해되기 이전에 보다 많은 양이 소모되도록 해준다. 이렇게 핵융합을 통해 핵분열을 촉진시키는 것을 핵융합 부스팅이라고 하며, 핵융합 부스팅을 이용하면 순수 핵분열 폭탄의 효율성은 두 배로 증가되는데(즉 효과적인 설계라면 약 20%에서 40%로), 반면에 장치의 크기나 무게는 크게 증가시킬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미사일 탄두로 장착하기에 매우 효율적이다. 이때 핵융합을 통해 방출되는 에너지 양은 핵분열로부터 얻는 에너지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으며, 핵융합은 대개 추가 중성자를 공급함으로써 핵분열 효율성을 늘리는 효과만 한다.
핵융합 부스팅은 일반적으로 핵무장 단계에서 기체형태의 중수소-삼중수소 혼합물을 바깥 저장고로부터 피트로 주입한다. 삼중수소는 12.3년의 짧은 반감기를 가지고 있고, 매우 비싸며, 우라늄 및 플루토늄과 매우 화학 반응성이 높다. 폭탄 외부의 삼중수소 저장고에 보관하는 것은 폭탄을 분해할 필요 없이, 삼중수소로부터 생겨난 헬륨-4 전이물(transmutation)을 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론적으로, 고체 수소화합물이나 액체형태의중수소-삼중수소를 사용할 수도 있으나, 기체를 사용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핵융합 부스팅은 두 가지의 이점을 제공한다. 첫 번째는 명백하게 무기를 훨씬 작고, 가볍게 하고, 또한 같은 핵폭발 위력에 대해서 핵분열성 물질을 적게 사용하도록 하며, 때문에 제작하고 운반하는데 훨씬 싸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점은 핵융합 부스팅은 핵무기를 방사선 간섭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1950년대 중반, 플루토늄 피트가 주변 핵폭발로부터 발생한 강력한 방사선에 노출될 경우 실제 폭발 이전에도 부분적으로 폭발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었다. 물론 전자장비도 피해를 입고 오동작 할 수 있지만, 이는 별개의 문제이다.
방사선 간섭은 효과적인 조기 경보 레이더 시스템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특히 커다란 문제였는데, 이는 적이 선제공격을 하게 되면, 자국의 핵무기가 모두 쓸모없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부스팅 기법은 핵무기에 필요한 플루토늄의 양을 방사선 간섭에 쉽게 영향 받을만한 양 이하로 줄여준다. 때로는 “기체 부스팅”이라고도 하는 핵융합 부스팅은 이른바 수소폭탄에서 사용되는 핵융합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핵분열 폭탄으로 간주된다. 사실, 핵융합 부스팅은 열핵무기 내부의 핵분열 폭탄 등을 포함하는 대부분의 현대 핵무기에서는 매우 일반적이다. 현재 북한의 수소폭탄 개발도 이러한 과정 중에 놓여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크게 어려울 것이 없는 “핵융합 부스팅”에 성공하면 또 다른 별칭의 “수소폭탄”인 다단계 열핵무기는 핵융합 연료에 점화하기 위해서 핵분열 폭탄을 사용하는 단계로 옮아간다. 점점 더 큰 핵폭발을 얻기 위해 서로 다른 핵탄을 연쇄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다단계”라고 이름 붙여졌다.
현대 열핵폭탄 설계의 기본원칙은 여러 나라의 과학자에 의해 독립적으로 개발되었다. 로스 알라모스 국립핵연구소의 미국 핵공학자 에드워드 텔러[Edward Teller(1908?)]와 폴랜드 출신의 수학자 스타니스와프 울람[Stanisław Marcin Ulam(1909?)]은 1951년 현재 미국에서 텔러-울람 설계로 잘 알려진 다단계 폭발의 아이디어를 실제로 제작하였다. 구소련의 안드레이 사하로프(Andrei Sakharov) 역시 독립적으로 연구를 수행하여 1955년 이른바 “3번째 생각(Third Idea)”이라고 명명한 같은 해답에 도달한 바 있다.
다단계 열핵폭탄에 관한 완전한 내용이 이제까지 기밀해제 된 적은 없다. 또한 여러 기밀 해제된 서로 다른 내용으로부터도, 수소폭탄이 정확히 어떻게 동작하는지에 관한 완전한 정답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기본 원리는 미국 에너지부가 기밀해제 한, 두 개의 정보로부터 밝혀졌다. 하나는 “열핵무기에서 1차 핵분열 에너지가 2차 폭탄으로 불리는 열핵연료 즉 중수소와 심중수소의 열핵반응을 유도하는 데 사용된다”는 사실이며, 다른 하나는 “열핵무기에서는 핵분열에서 나오는 방사능이 핵무기 내부에서 유지되면서 서로 구분 지어 보관되는 열핵연료를 압축하고 점화하는데 사용된다”라는 사실이다.
2차 핵융합 단계는 1차 핵분열 단계에서 발생하는 X선에 의해 압축됨으로써 시작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은 이른바 방사능 폭발(radiation implosion)이라고 한다. 1차 핵분열 폭탄은 탄두 끝부분에 위치한다. 폭발시 핵분열 폭탄은 X선을 광속으로 뿜어낸다. 탄두 외피는 무거운 금속으로 만들어지며, 따라서 X선 반사재의 역할을 하므로, X선은 탄두 외피에 반사되게 된다. X선은 반사되면서 2차 폭탄을 감싸는 매질을 자극하는데, 2차 폭탄은 천연우라늄이라는 탬퍼이면서 압축자(pusher)로 감싸진 기둥이나 구(球) 형태의 리튬 중수소화물 핵융합 연료이다.
X선은 탄두 내부를 채우고 있는 펜탄이 포함된 발포 폴리스티렌(pentane-impregnated polystyrene foam filling)을 가열하여 플라스마 상태로 만들며, 또한 2차 폭탄을 감싸는 외피를 강력한 힘으로 안쪽을 향해 폭발시킨다. 2차 폭탄 내부에는, 농축우라늄이나 플루토늄으로 이루어진 “점화전(sparkplug)”이 존재하는데, 2차 폭탄 외피의 강력한 내파로 인해 스스로의 핵분열을 시작하게 된다. 이와 동시에 2차 폭탄 내부의 핵융합 연료가 압축되고, 또한 새로이 시작한 핵분열로 인한 높은 온도로 말미암아, 중수소는 헬륨으로 융합되기 시작하고, 막대한 중성자를 방출하게 된다.
중성자는 리튬을 삼중수소로 변화시키며, 이후 핵융합을 일으키고, 많은 양의 감마선 및 더욱 많은 중성자를 발생시킨다. 잉여 중성자는 탬퍼, pusher, 외피 및 X선 반사재로 사용되는 천연 우라늄마저 핵분열을 일으키게 하며, 더욱 높은 핵출력을 제공하게 된다. 이러한 마지막 핵분열 효과는 폭탄의 핵출력을 엄청나게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핵분열로 인한 방사능 낙진의 양 역시 극도로 증가시킨다. 납이나 텅스텐 같은 핵분열 불가능한 물질이 우라늄이나 토륨과 같은 핵분열성 물질 대신 탬퍼/pusher/외피 등에 사용될 수 있는데, 이 경우는 핵출력 및 낙진의 양이 줄어들게 된다.
수소폭탄 중에서 가장 큰 핵분열-핵융합-핵분열 방식의 무기는 U-238이라는 가장 안정한 우라늄의 동위원소로 이루어진 최외곽층을 지니거나 혹은 U-238로 이루어진 X선 반사재를 지니고 있다. 다른 방식으로 해서는 폭발하지 않을 불활성의 U-238은, 핵융합 단계의 엄청난 밀도의 고속 중성자에 의해 핵분열(fast fission)을 일으키게 되며, 폭탄의 핵출력을 3~4배 증가시킨다.
예로, 미국의 역사상 가장 거대했던 Castle Bravo 실험에서는 15 메가톤의 핵출력이 있었는데, 그 중의 10 메가톤이 천연우라늄으로 이루어진 탬퍼가 핵분열 하면서 생긴 것이다. 하지만 보다 높은 핵출력을 위해서는 적절한 수준의 농축우라늄이 대신 사용될 수도 있다. 고급 열핵무기인 수소폭탄 개발에 가장 긴요한 것이 고농축우라늄(HEU)의 확보이다. 북한이 HEU에 혈안인 또 다른 이유도 된다.
현대의 MIRV(Multiple independently targetable reentry vehicle) 미사일 등에서 각각의 작은 재돌입 탄두에 어울릴 정도로 핵무기를 소형화하기 위해서는, 이전에 사용되던 기둥 형태의 2차 폭탄 대신에, 축구공 형태의 2차 폭탄을 사용하는 것이다.
3개의 핵무기로 구성된 열핵폭탄 역시 개발 되었는데, 여기에서 3번째의 폭탄은 더욱 거대한 핵융합 폭탄이며, 이는 2차 핵융합 폭탄의 에너지에 의해 압축되게 된다. 이러한 3단계 핵무기로 미국에는 Mk 41이, 소비에트 연방에는 Tsar Bomba가 각각 존재한다. 비록 기가톤에 필적하는 핵출력을 낼 수 있는 5 내지 6 단계의 핵무기가 실제로 필요한지는 의문이지만, 이론상 핵폭탄의 단계에 관해서는 제한이 없다.
세계 189개국의 대표들이 미국 뉴욕에 모여서 ①핵무기 비핵산, ②핵무기 감축과 최종적 폐기, ③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 등을 진지하게 논의하는 유엔의 창문에다 대고, 북한은 “누가 뭐래도 이젠 수소폭탄으로 간다”고 소리치는데도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핵무기 강대국들은 꿈쩍 못했다. 어찌 해야 할 것인가? 시세말로 답이 안 나온다.
<주간한국>
1974년 육군사관학교(30기)를 졸업하고(전자공학 학사) 군 복무 중에 미국 공군기술학교 전자정밀측정과정(전자정밀측정사)을 수료했다. 1983년 미국 워싱턴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면서 핵공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1989년 미국 렌슬러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면서 핵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령으로 예편한 후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과 국방부 정책기획관실 WMD 전문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미국 몬트레이국제학대학교 교수(WMD 비확산)로 재직 중이다.
지난 5월3일부터 시작된 제8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는 지난 35년간 그랬던 것처럼 ‘혹시나’가 아닌 ‘역시나’로 막을 내렸다. 그나마 “알맹이”가 전혀 없는 장밋빛 수식어들만 나열한 최종합의문(Final Document with Substantive Recommendations)을 채택하고 폐막됐다.
그 최종합의문에는 역시 진절머리 나게 우려먹고 있는 문구들이 많이 포함돼있다. “북한에 대한 핵의무 이행 촉구”, “북한은 자체 핵무기 계획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폐기를 이행할 것”, “북한은 조속한 시일 내에 6자회담에 응해야 할 것”, “북한은 NPT에 복귀하고 IAEA 핵안전 협정을 준수해야 할 것” 등이 그것이었다.
합의문은 북한이 2006년과 2009년에 실시한 핵실험을 강력한 표현으로 비판하고 북한의 핵문제와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확인하면서도 북한은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을 수 없다고도 했다.
이 같은 최종합의문에 올라 있는 “헛소리 잠꼬대”보다 더 한심한 작태는 제8차 NPT 평가회의가 열리고 있던 바로 그 기간 중에 북한은 자체 기술로 핵융합 반응에 성공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보도(2010.5.12)했다. 북한이 겉으로는 “새 에너지 개발의 돌파구가 열렸다”고 나불거렸지만, 그 진짜 속내는 “우리는 이제부터 거침없이 수소폭탄으로 간다”는 것이다. 북한이 플루토늄(WGPu) 방식의 원자폭탄 10여기를 확보하고 있는 마당에 이보다 훨씬 강력한 수소폭탄 제조 가능성은 100% 충분하다. 물론 시간이 좀 걸리긴 하겠지만.
핵무기는 크게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으로 나눠진다. 원자폭탄은 핵분열 반응을 이용하는 반면에, 수소폭탄은 핵융합 반응 원리에 기초한 핵폭발장치다. 그런데 수소폭탄의 기폭장치로 원자폭탄이 이용되기 때문에 북한의 수소폭탄 개발은 당연한 다음 수순이다.(원자폭탄이 안 되어 있으면 절대로 수소폭탄은 못 만든다) 북한은 지난 4월9일 발표를 통해 “각종 핵무기를 필요한 만큼 더 늘이고”라는 표현을 쓴 것은 명백히 수소폭탄 개발을 염두에 둔 것이다.
북한은 공공연히 ‘핵무기의 현대화’도 언급하곤 했다. 통상 핵무기의 현대화는 핵무기를 소형화해 탄도미사일에 장착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수의 핵무기 전문가들은 북한이 아직 미사일에 탑재할 정도로 핵탄두 소형화에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북한의 ‘현대화’ 언급은 본격적으로 이 능력의 확보에 나서겠다는 최종선언에 다름 아니다. ①원자폭탄(핵분열탄)②수소폭탄(핵융합탄)③소형핵탄(핵탄두의 미사일 장착) 개발이 가장 교과서적인 단계다.
핵융합을 이용하는 핵무기는 핵분열만을 이용하는 핵무기에 비해 엄청나게 큰 핵폭발 위력을 얻을 수 있다. 이는 핵융합이 매 반응마다 핵분열에 비해 더욱 더 거대한 에너지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며, 핵융합 자체가 추가 중성자원으로서 사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방출이 높다는 것 이외에도 핵융합 연로로 사용되는 원소가 아주 흔하고 가볍다는 점 역시도 장점으로 작용해서, 매우 높은 핵폭발력을 지니면서도 원자폭탄에 비해 소형ㆍ경량이기 때문에 전술용 미사일에도 그대로 장착할 수 있다.
핵융합은 중수(중수소가 밀집된 형태의 물질)와 리튬(핵반응에서 삼중수소를 방출하는 원소)과 같은 가벼운 원자핵이 보다 무거운 원자핵으로 결합하면서 많은 양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현상이다. 핵융합 폭탄은 사용되는 연료 때문에 수소폭탄(hydrogen bomb)으로도 불리지만,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 필요한 높은 온도(섭씨 1억도)를 원자폭탄의 폭발에너지로부터 얻기 때문에 열핵융합탄(thermonuclear fusion bomb)으로도 불린다.
핵융합을 사용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혼합물을 내폭형 플루토늄 피트(pit) 내부에 넣어두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중성자 방아쇠가 내폭형 핵폭탄처럼 피트 중심에 있는 것이 아니라, 피트 외부에 있어야 한다. 핵연쇄반응이 핵융합 연료를 충분한 압력으로 누른다면, 중수소-삼중수소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며, 많은 수의 고(高) 에너지 중성자가 주변의 핵분열 물질로 방출되게 된다.
이러한 중성자는 핵분열 물질을 보다 빨리 분열시키며, 피트가 분해되기 이전에 보다 많은 양이 소모되도록 해준다. 이렇게 핵융합을 통해 핵분열을 촉진시키는 것을 핵융합 부스팅이라고 하며, 핵융합 부스팅을 이용하면 순수 핵분열 폭탄의 효율성은 두 배로 증가되는데(즉 효과적인 설계라면 약 20%에서 40%로), 반면에 장치의 크기나 무게는 크게 증가시킬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미사일 탄두로 장착하기에 매우 효율적이다. 이때 핵융합을 통해 방출되는 에너지 양은 핵분열로부터 얻는 에너지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으며, 핵융합은 대개 추가 중성자를 공급함으로써 핵분열 효율성을 늘리는 효과만 한다.
핵융합 부스팅은 일반적으로 핵무장 단계에서 기체형태의 중수소-삼중수소 혼합물을 바깥 저장고로부터 피트로 주입한다. 삼중수소는 12.3년의 짧은 반감기를 가지고 있고, 매우 비싸며, 우라늄 및 플루토늄과 매우 화학 반응성이 높다. 폭탄 외부의 삼중수소 저장고에 보관하는 것은 폭탄을 분해할 필요 없이, 삼중수소로부터 생겨난 헬륨-4 전이물(transmutation)을 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론적으로, 고체 수소화합물이나 액체형태의중수소-삼중수소를 사용할 수도 있으나, 기체를 사용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핵융합 부스팅은 두 가지의 이점을 제공한다. 첫 번째는 명백하게 무기를 훨씬 작고, 가볍게 하고, 또한 같은 핵폭발 위력에 대해서 핵분열성 물질을 적게 사용하도록 하며, 때문에 제작하고 운반하는데 훨씬 싸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점은 핵융합 부스팅은 핵무기를 방사선 간섭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1950년대 중반, 플루토늄 피트가 주변 핵폭발로부터 발생한 강력한 방사선에 노출될 경우 실제 폭발 이전에도 부분적으로 폭발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었다. 물론 전자장비도 피해를 입고 오동작 할 수 있지만, 이는 별개의 문제이다.
방사선 간섭은 효과적인 조기 경보 레이더 시스템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특히 커다란 문제였는데, 이는 적이 선제공격을 하게 되면, 자국의 핵무기가 모두 쓸모없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부스팅 기법은 핵무기에 필요한 플루토늄의 양을 방사선 간섭에 쉽게 영향 받을만한 양 이하로 줄여준다. 때로는 “기체 부스팅”이라고도 하는 핵융합 부스팅은 이른바 수소폭탄에서 사용되는 핵융합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핵분열 폭탄으로 간주된다. 사실, 핵융합 부스팅은 열핵무기 내부의 핵분열 폭탄 등을 포함하는 대부분의 현대 핵무기에서는 매우 일반적이다. 현재 북한의 수소폭탄 개발도 이러한 과정 중에 놓여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크게 어려울 것이 없는 “핵융합 부스팅”에 성공하면 또 다른 별칭의 “수소폭탄”인 다단계 열핵무기는 핵융합 연료에 점화하기 위해서 핵분열 폭탄을 사용하는 단계로 옮아간다. 점점 더 큰 핵폭발을 얻기 위해 서로 다른 핵탄을 연쇄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다단계”라고 이름 붙여졌다.
현대 열핵폭탄 설계의 기본원칙은 여러 나라의 과학자에 의해 독립적으로 개발되었다. 로스 알라모스 국립핵연구소의 미국 핵공학자 에드워드 텔러[Edward Teller(1908?)]와 폴랜드 출신의 수학자 스타니스와프 울람[Stanisław Marcin Ulam(1909?)]은 1951년 현재 미국에서 텔러-울람 설계로 잘 알려진 다단계 폭발의 아이디어를 실제로 제작하였다. 구소련의 안드레이 사하로프(Andrei Sakharov) 역시 독립적으로 연구를 수행하여 1955년 이른바 “3번째 생각(Third Idea)”이라고 명명한 같은 해답에 도달한 바 있다.
다단계 열핵폭탄에 관한 완전한 내용이 이제까지 기밀해제 된 적은 없다. 또한 여러 기밀 해제된 서로 다른 내용으로부터도, 수소폭탄이 정확히 어떻게 동작하는지에 관한 완전한 정답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기본 원리는 미국 에너지부가 기밀해제 한, 두 개의 정보로부터 밝혀졌다. 하나는 “열핵무기에서 1차 핵분열 에너지가 2차 폭탄으로 불리는 열핵연료 즉 중수소와 심중수소의 열핵반응을 유도하는 데 사용된다”는 사실이며, 다른 하나는 “열핵무기에서는 핵분열에서 나오는 방사능이 핵무기 내부에서 유지되면서 서로 구분 지어 보관되는 열핵연료를 압축하고 점화하는데 사용된다”라는 사실이다.
2차 핵융합 단계는 1차 핵분열 단계에서 발생하는 X선에 의해 압축됨으로써 시작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은 이른바 방사능 폭발(radiation implosion)이라고 한다. 1차 핵분열 폭탄은 탄두 끝부분에 위치한다. 폭발시 핵분열 폭탄은 X선을 광속으로 뿜어낸다. 탄두 외피는 무거운 금속으로 만들어지며, 따라서 X선 반사재의 역할을 하므로, X선은 탄두 외피에 반사되게 된다. X선은 반사되면서 2차 폭탄을 감싸는 매질을 자극하는데, 2차 폭탄은 천연우라늄이라는 탬퍼이면서 압축자(pusher)로 감싸진 기둥이나 구(球) 형태의 리튬 중수소화물 핵융합 연료이다.
X선은 탄두 내부를 채우고 있는 펜탄이 포함된 발포 폴리스티렌(pentane-impregnated polystyrene foam filling)을 가열하여 플라스마 상태로 만들며, 또한 2차 폭탄을 감싸는 외피를 강력한 힘으로 안쪽을 향해 폭발시킨다. 2차 폭탄 내부에는, 농축우라늄이나 플루토늄으로 이루어진 “점화전(sparkplug)”이 존재하는데, 2차 폭탄 외피의 강력한 내파로 인해 스스로의 핵분열을 시작하게 된다. 이와 동시에 2차 폭탄 내부의 핵융합 연료가 압축되고, 또한 새로이 시작한 핵분열로 인한 높은 온도로 말미암아, 중수소는 헬륨으로 융합되기 시작하고, 막대한 중성자를 방출하게 된다.
중성자는 리튬을 삼중수소로 변화시키며, 이후 핵융합을 일으키고, 많은 양의 감마선 및 더욱 많은 중성자를 발생시킨다. 잉여 중성자는 탬퍼, pusher, 외피 및 X선 반사재로 사용되는 천연 우라늄마저 핵분열을 일으키게 하며, 더욱 높은 핵출력을 제공하게 된다. 이러한 마지막 핵분열 효과는 폭탄의 핵출력을 엄청나게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핵분열로 인한 방사능 낙진의 양 역시 극도로 증가시킨다. 납이나 텅스텐 같은 핵분열 불가능한 물질이 우라늄이나 토륨과 같은 핵분열성 물질 대신 탬퍼/pusher/외피 등에 사용될 수 있는데, 이 경우는 핵출력 및 낙진의 양이 줄어들게 된다.
수소폭탄 중에서 가장 큰 핵분열-핵융합-핵분열 방식의 무기는 U-238이라는 가장 안정한 우라늄의 동위원소로 이루어진 최외곽층을 지니거나 혹은 U-238로 이루어진 X선 반사재를 지니고 있다. 다른 방식으로 해서는 폭발하지 않을 불활성의 U-238은, 핵융합 단계의 엄청난 밀도의 고속 중성자에 의해 핵분열(fast fission)을 일으키게 되며, 폭탄의 핵출력을 3~4배 증가시킨다.
예로, 미국의 역사상 가장 거대했던 Castle Bravo 실험에서는 15 메가톤의 핵출력이 있었는데, 그 중의 10 메가톤이 천연우라늄으로 이루어진 탬퍼가 핵분열 하면서 생긴 것이다. 하지만 보다 높은 핵출력을 위해서는 적절한 수준의 농축우라늄이 대신 사용될 수도 있다. 고급 열핵무기인 수소폭탄 개발에 가장 긴요한 것이 고농축우라늄(HEU)의 확보이다. 북한이 HEU에 혈안인 또 다른 이유도 된다.
현대의 MIRV(Multiple independently targetable reentry vehicle) 미사일 등에서 각각의 작은 재돌입 탄두에 어울릴 정도로 핵무기를 소형화하기 위해서는, 이전에 사용되던 기둥 형태의 2차 폭탄 대신에, 축구공 형태의 2차 폭탄을 사용하는 것이다.
3개의 핵무기로 구성된 열핵폭탄 역시 개발 되었는데, 여기에서 3번째의 폭탄은 더욱 거대한 핵융합 폭탄이며, 이는 2차 핵융합 폭탄의 에너지에 의해 압축되게 된다. 이러한 3단계 핵무기로 미국에는 Mk 41이, 소비에트 연방에는 Tsar Bomba가 각각 존재한다. 비록 기가톤에 필적하는 핵출력을 낼 수 있는 5 내지 6 단계의 핵무기가 실제로 필요한지는 의문이지만, 이론상 핵폭탄의 단계에 관해서는 제한이 없다.
세계 189개국의 대표들이 미국 뉴욕에 모여서 ①핵무기 비핵산, ②핵무기 감축과 최종적 폐기, ③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 등을 진지하게 논의하는 유엔의 창문에다 대고, 북한은 “누가 뭐래도 이젠 수소폭탄으로 간다”고 소리치는데도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핵무기 강대국들은 꿈쩍 못했다. 어찌 해야 할 것인가? 시세말로 답이 안 나온다.
<주간한국>
댓글목록3
북방님의 댓글
지금으로 부터 30년전에 있엇던 일이라 지금쯤은 소형화뿐만 아니라 수소무기 제작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 합니다.
북한 발표를 그대로 따른다면 저들은 전략무기뿐 아니라 핵무기의 소형화에서 큰 전진을 이루었을것 같습니다.
말도 아니되는 6자회담으로 미친 독재자들에게 말장난을 할 시간을 주고 핵개발에 전력할 시간적 여유를준것은 한국이나 자유세계로써는 실책 입니다.
요즘 북한에서 6자회담 연기가 모락,모락 피여오르는것 같은데 어떠한 수작을 써서라도 긍지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술책이라 봅니다.
무너진 북한은 송장취급을 하면 되는데 중국을 생각한다면 우리도 반드시 핵무장을 갗추어야 한다고 봅니다.
UK님의 댓글
저들이 남한을 차지하되 인명만 살상하고 나머지 공장 등 인프라를 이용하려면
수소보다는 중성자탄을 갖는 것이 더 논리적이지 않은가 해서요.
등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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