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파견 북한 근로자들과의 인터뷰 진행, 한국 탄핵 정국에 엇갈린 반응
"대통령이 힘이 없다" vs "민주주의 체제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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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 사이에서 한국의
탄핵 정국을 바라보는 엇갈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의 정치 체제를 비교적 자유롭게 접하며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대정보센터는 지난 3월 1일부터 5일까지 중국에 체류 중인 북한 근로자 3명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근로자 1명을 대상으로 “한국 대통령 탄핵재판 평가”라는 주제로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북한 근로자들의 솔직한 견해와 한국 정치 체제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었다.
대통령에 대한 평가: "대통령답지 못하다"
북한 근로자 4명 중 2명은 한국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보였다. 이들은 "대통령이 됐으면 대통령답게 기반을 제대로 깔고 정권을 틀어쥐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대통령이 뭐가 아쉬워 내란 수괴로 몰리냐"며 대통령 개인의 무능력을 지적했다.
또한 한 근로자는 "사람 보는 눈도 없고, 친구복도 없어 탄핵에 물렸다"며, 탄핵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를 보였다. 이러한 반응은 북한의 강력한 1인 지배체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약한 한국 대통령의 권한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 국회와 북한 최고인민회의의 차이
인터뷰에 응한 북한 근로자 4명 모두는 한국 국회의 강력한 권한에 놀라움을 표했다. 한 근로자는 "한국 국회는 대통령보다 권한이 더 있다는 걸 알았다. 우리 최고인민회의는 계시나 안 계시나 티도 안 나는데, 한국 국회는 나라를 쥐고 흔드는 것 같아 신기하다"고 말했다.
북한 내 최고인민회의는 형식적인 기구에 불과하며, 모든 권력이 사실상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에게 집중되어 있다는 점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대통령제 하에서 국회의 권한이 강력하게 작용하는 점은 그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군 통수권 행사에 대한 대조적 시각
북한 근로자들은 한국의 민주주의 체제를 부러워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근로자는 "한국 대통령이 군대를 조금 움직였다고 국민들로부터 비판받고 죄인 취급당하는 걸 보니 어처구니가 없으면서도 부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최고사령관인 김정은은 수만 명의 군대를 자의적으로 움직여 러시아에 보내도 누구 하나 토를 달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라며, 북한 체제에 대한 불만을 에둘러 드러냈다. 이러한 반응은 한국의 군사권 통제가 민주적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점에 대한 부러움과 북한 체제에 대한 암묵적 비판으로 해석된다.
북한 근로자들의 관찰과 변화의 가능성
전문가들은 이번 인터뷰를 통해 북한 주민들이 절대적 권력을 가진 지도체제에서 형성된 인식을 바탕으로 한국의 정치 시스템을 평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동시에 해외 파견을 통해 외부 정보를 접하면서 한국의 민주주의 체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북한 주민들의 시각은 여전히 제한된 정보 속에서 형성되고 있지만, 해외에서의 경험을 통해 한국 정치 체제의 차이를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 주민들이 한국의 민주주의 체제에 관심을 갖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라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겨레얼통일연대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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