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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당 대표자회의와 김정일의 ‘벤츠 선물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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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지반을 강화하기 위한 선물공세]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대북 무역에 종사하는 중국인의 전언을 인용해 최근 김정일이 도(道)당 고위간부들에게 ‘벤츠’로 추정되는 고급승용차 160여대를 선물로 나눠주었다고 30일 보도했다.

방송은 “김정일로부터 이미 승용차를 받은 도당 책임비서나 조직비서, 선전비서 등은 이번에 제외되고 아직 승용차가 없는 근로단체 비서와 도당 부장급이 대상으로 선정되었다”며 “함북도당에만 11대의 승용차가 선물로 배정되었다”고 전했다.

김정일은 오래 전부터 당과 군(軍)의 주요 간부들에게 고가(高價)의 선물을 주고 충성스러운 주민들에게 ‘장군님이 친히 내려주는 생일상’을 차려준 뒤 이를 크게 선전함으로서 사회 전반의 충성을 유도하는 이른바 ‘선물정치’를 실시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에 ‘벤츠’를 선물 받은 것으로 전해진 도당 근로단체 비서와 부장급은 과거 전용차량이 없어 도당의 대기용 일반 승용차를 이용했다. 9월에 열리는 당 대표자회의를 앞두고 또다시 펼치는 ‘선물공세’의 이면에는 신세대 당 간부들 속에서 김정은 지지세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김정일의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따라서 의미가 깊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의 도당 근로단체 비서는 당, 군(軍)을 제외한 도안의 청년동맹, 여성동맹, 직업동맹을 총괄하는 직책이다. 또 도당 부장급 간부들의 평균 연령을 보면 50대 안팎이다.

작년의 화폐개혁과 거듭되는 식량난으로 인해 간부들과 주민들 속에서 김정일에 대한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고 그것은 고스란히 김정은 3대 세습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벤츠’ 선물놀음은 당 대표자회의를 앞두고 기층 간부들의 환심을 얻음으로서 이들을 통해 주민들의 반감을 억제시키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김정일은 해마다 김일성과 자신의 생일이 되면 몇 명의 하급간부들과 근로자들에게 술 몇 병과 옷감, 과일이 들어있는 박스를 하나씩 나눠주고 출판물과 TV를 통해 “우리 당과 우리 인민의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보내신 선물이 ‘누구’에게 전달되었다”는 내용을 소개한다. 그러면서 선물을 받은 근로자들이 ‘친어버이의 은정에 격정을 금치 못해 하며 당의 선군영도를 높이 받들어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에 적극 이바지할 굳은 결의를 불태웠다’고 선전한다.

그러나 김정일의 ‘지겨운 선물전략’에 주민들은 오히려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민들은 “그 돈이 있으면 굶어 죽는 우리에게 쌀 한 톨이라도 더 사다가 공급해야 한다”며 “아첨쟁이(당 간부)들에게 베푸는 봉건 시대적 유치한 선물전략과 우상화 선전에 더는 속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한다.

김은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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