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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위장전술에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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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23일 북한의 비밀교범인 ‘전자전 참고자료’가 입수돼 공개되면서 북한의 위장기만기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주요 군 기지, 시설을 추적·감시하는 한·미 양국의 첨단 정찰위성, 정찰기 등을 속이기 위해 스텔스 페인트(도료) 등 각종 위장 수단과 가짜 시설·장비들을 광범위하게 개발하거나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22일 본지가 갈렙선교회를 통해 북한 내 소식통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북한군 비밀교범인 '전자전(電子戰) 참고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그동안 북한군의 위장전술이 단편적으로 알려진 적은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비밀 교범이 국내 언론에 입수돼 공개되는 것은 처음이다.

조선인민군 군사출판사가 지난 2005년 발간한 이 문서에 따르면 북한군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한·미 양국군의 전자전 및 첨단 감시정찰 장비에 치밀하게 대응책을 준비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일 위원장은 "내가 여러 번 이야기하였지만 현대전은 전자전이다. 전자전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현대전의 승패가 좌우된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이 문서는 전했다.

북한군 전자전(電子戰) 교범에는 미국 정찰위성 등 한·미 양국군의 첨단 감시 정찰 장비로부터 각종 시설·장비를 숨기고 대응책을 수립하기 위해 북한군이 수많은 실험결과 찾아낸 다양한 위장·기만 수단과 방법이 매우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다.

예컨대 수도권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장사정포 갱도진지를 비롯, 각종 갱도진지 입구를 레이더나 적외선 탐지 수단으로부터 숨기기 위해 갱도 입구에 반(反)전파, 반(反)적외선 흡수제를 바르도록 했다. 원추형으로 만들어지는 흡수제는 전파는 99.8%, 적외선은 99.9%를 차단할 수 있다고 이 문서는 밝혔다. 또 진짜 갱도에서 150~300m 떨어진 곳에 가짜 갱도 입구를 만들고 입구에는 레이더 전파를 강하게 반사하는 '각반사기'를 설치해 한·미 정찰기 레이더에 진짜 갱도인 것처럼 나타나도록 했다.

이 문서는 특히 함정, 전투기, 전차 등에 칠하는 레이더 전파 흡수 스텔스 페인트(도료)도 개발됐음을 밝히고 있다. 이 페인트는 점착제 50%, 흡수제 33.4%, 톨루올 16.6% 등으로 만들어지며 1.4~1.8㎜ 두께로 발랐을 경우 95%의 전파를 흡수하고 3~5년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짜 전투기는 물론 가짜 활주로, 해군 동굴기지 입구, 함정 등도 만들도록 했다.

이 문서는 오키나와 가데나기지에서 북한 인근 상공에 종종 출동하는 미군 RC-135 정찰기, 한국군의 금강·백두정찰기가 보통 12㎞ 고도에서 정찰활동을 펴고 있는 점을 감안, 12㎞ 고도의 정찰기로부터 은폐할 수 있는 시설 높이가 거리에 따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분석한 도표까지 담고 있다. 우리 군 최전방 지역에 배치돼 있는 지상 감시 레이더를 속이려면 보병은 시속 1㎞ 이하로 움직이고 앞사람과의 간격은 5m를 유지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문서를 살펴본 대북 정보 전문가는 "이 교범은 북한이 고가(高價)의 첨단 장비에 의존하지 않고 값싸고 손쉽게 할 수 있는 위장·기만 전술을 개발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북한군의 위장전술이 예상보다 깊이 있고 치밀하게 연구돼 있는 데 놀랐다"며 "우리 군의 대북 대응태세를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유용한 자료"라고 말했다.

 

[겨레얼통일연대 부산지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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