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국방백서, 게릴라 전투의 크나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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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95년 ‘주적’으로 명기한 뒤 2004년 재 발간 때 삭제되었던 개념이 6년 만에 부활한 것이다. 비록 표현이 다소 우회되었고 “위협이 지속되는 한”이라는 전제조건이 붙어 있지만, 정부의 일관된 강경방안 의지가 충분히 밝혀지는 대목이다.
이에 관해 한나라당은 논평에서 “우리 민족에게 이미 숱하게 반민족적, 반문명적 만행을 저질러 왔으며, 또 이들은 우리의 국가안보에 그 어느 국가나 세력보다 막대한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만큼 마땅히 당당하게 전제조건 없이 ‘적’이라고 표기했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고, 자료공개 당일 북한 관영매체 <우리민족끼리>에는 “동족인 우리에 대한 공공연한 대결선동이며 북침전쟁도발의 전주곡”이라는 내용의 비난성명이 올라왔다.
20만 명으로 불어난 비대칭전력
국방백서가 조사해 온 북한의 특수전 병력은 2006년 12만 명에 이어 2008년 18만 명으로 드러나 계속 강화되는 비대칭(게릴라성) 유격부대에 대한 관심을 모아왔다. 이번 자료에서는 전방군단과 전방사단에 추가 편성된 경보병 그룹 등으로 인해 무려 20만 명에 달하게 된 병력이 조사되었다.
“땅굴, AN-2기 등을 이용해 우리 측의 후방지역으로 침투해 주요 목표타격, 요인암살, 후방교란 등의 배합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한다. 특히 후방전용 저속 폭탄투하 공수 전력인 ‘AN-2기’는 사보타주, 곧 기반시설 파괴 전략에 은밀하게 동원된다. 종합적인 병력규모는 육군 102만, 공군 11만, 해군 6만, 도합 약 119만으로, 2년 전 조사된 내용에 비해 큰 변화는 없다. 10년에 이르는 군복무기간이 그 원인이겠지만, 90년대 극빈기로 인해 청년인구 자체가 감소되었기 때문에 점차 현재의 병력수준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리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반면 신형 전차 ‘폭풍호’의 배치에 따라 육군 전차가 전보다 200만 늘어난 4100만 대에 이르는 등 장비의 강화는 계속되고 있다. 핵을 비롯해 탄도미사일과 화생무기 등도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다.
위협 전략의 ‘줄거리’
이로 볼 때, 북한은 군국주의 이념을 보다 고조시킨 채 최대한 실제적인 전시상황을 상정한 공격적 군편성에 몰두하고 있다. 어쩌면 2010년을 달궜던 천안함·연평도 사건은 그런 전략의 서곡에 불과할지 모른다.
민간인 타격까지 불사하는 무대뽀식 선공, 그리고 잇따르는 언론매체를 통한 막무가내식 위협은 결국 국민들을 심리적으로 주춤하게 만들기 위한 일련의 프로젝트였다고 평가된다. 이번 국방백서에 전체적으로 강조된 ‘비대칭전력 강화’의 흐름도 그러한 작전의 큰 줄기를 대표한다. 전면 엄포에 요긴하게 사용되는 핵무기 카드와 더불어 후방을 구체적으로 노리는 계획으로써 북한은 국지전의 가능성을 점차 현실화하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한반도는 전쟁 중’이라는 명제가 더욱 뜻 깊게 다가오는 듯하다. 갈수록 ‘전쟁의 현실성’을 잊을 수 없는 상황, 어떻게 대처해가야 할까.
인턴기자 용남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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