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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종단철도와 '밸브 잠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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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남북 종단철도(TKR) 건설 및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의 연결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11일 러시아 국영 러시아의소리(VOR) 방송 인터넷판 보도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갈루쉬카 극동개발부 장관은 "북한 내 러시아 투자기업인들의 비즈니스 활동에 북한 정부가 유리가 환경 조성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VOR은 이에 대해 북한-러시아 경제협력 실행과제에는 한반도 종단철도와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연결하는 계획안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갈루쉬카 장관은 TKR 건설 및 TKR-TSR 연결의 궁극적 목표가 러시아 가스의 한국 수출이라고 노골적으로 밝혔다. 또 올해 2월 소치올림픽 당시 푸틴 대통령과 만난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남(그는 명목상 북한 국가수반이다)이 이 계획에 찬성했으며 한국 정부도 지지를 공식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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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R 보도화면 캡처.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은 남북 종단철도 건설 및 시베리아 횡단철도와의 연결 사업을 한국으로의 가스 수출 야욕과 분명히 연관시켰다>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化)'는 이미 오래전부터 실시돼왔다. 유럽 국가들과의 마찰이 빚어질 경우 가장 먼저 시행하는 조치가 속칭 '가스 밸브 잠그기'였다. 러시아 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유럽 국가들은 결국 러시아의 요구를 수용하기 일쑤였다.
 
근래 우크라이나 사태 초기에도 러시아는 가장 먼저 우크라이나로의 가스 수출비용을 높이겠다고 협박했다. 이러한 도를 넘은 협박에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단체 '프라비 섹토르'는 아예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으로 연결되는 가스관을 폭파하겠다고 역으로 협박하기도 했다.
 
따라서 한러(韓露) 관계에 있어서 마찰이 빚어질 경우 푸틴 정부가 마찬가지로 '밸브 잠그기'와 유사한 '가스열차 운행 중단'을 통해 우리를 협박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한국은 미국을 제1파트너로 삼고 있으며 미국과 러시아는 과거 미소 냉전시기를 방불케하는 대립상황을 현재 지속 중에 있어 '가스열차 운행 중단'을 통한 협박은 예정된 수순이라 봐도 무방하다. 러시아의 크림 합병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반대 입장을 공식발표하면서 이미 한 차례 마찰을 빚은 바 있다.
 
더 큰 최악의 시나리오는 김정은 독재집단이 러시아의 묵인 하에 TKR을 막아버리는 것이다.
 
북한을 대미(對美), 대한(對韓), 대중(對中) 견제수단으로 삼으려 하는 푸틴 정부는 크림 합병과 관련된 한국의 반대로 김정은 집단과의 연계를 한 층 공고히 하고 있다. 때문에 국제정세에 있어서 푸틴과 김정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경우 언제든 열차 운행을 중단시킬 수 있다.
 
러시아 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한 번 높아질 경우 이를 다시 낮추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실례로 유럽 국가들만 해도 오로지 러시아산 가스 하나 때문에 굴욕을 감수하면서 러시아의 요구를 수용해왔다.
 
근래에야 G7 정상회담에서 에너지의 무기화에 적극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구체적 방안은 아직 도출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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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시로 자행된 러시아의 '밸브 잠그기' 횡포>
 
 
때문에 푸틴-김정은이 가스를 이용해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라"는 식으로 우리를 압박할 경우 우리로서는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 놓이게 된다.
 
러시아 가스 수입이 중단되거나 줄어들 경우 당장 5천만 국민이 크나큰 피해를 입게 된다. 정부로서는 지지율 하락이라는 치명타를 입게 되며 이는 대통령 탄핵 혹은 차기 대선에서 종북좌파 정당이 집권하게 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나아가 이는 종북좌파 세력에게 반(反)정부 폭동 선동의 빌미를 제공하게 되며 한반도 적화(赤化)의 위험을 대단히 높이게 된다. 그들은 과거 '광우병 난동'처럼 말도 안 되는 온갖 루머를 생산해 선량한 국민들을 선동한 후 '청와대 함락'이라는 본색을 드러낼 것임이 분명하다.
 
결국 한국은 푸틴-김정은의 요구를 수용해도 적화의 위험에 놓이게 되고 수용하지 않아도 적화의 위험에 놓이게 되는 사태에 직면하게 되는 셈이다. 오로지 '가스' 하나 때문에 말이다.
 
이 같이 러시아산 가스 수입은 안하니만 못하지만 우리 정부는 어째서인지 남북 종단철도 설립과 시베리아 횡단철도와의 연결을 적극 지지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올해 2월 19일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북한 철도 개보수 사업에 4~5년간 매년 136억 원을 무상지원하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이와 별도로 융자를 통해 매년 141억원을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정부가 러시아와의 경제적 협력관계를 고려해 립서비스 차원에서 내놓은 말일 수도 있다. 또는 김정은 집단의 조기 붕괴를 기정사실화하고 통일 후 대륙과 한반도를 잇기 위해 이 사업을 적극 지지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와 푸틴-김정은 간 협력 관계의 수준을 생각할 때 적어도 김정은 집단이 존재하는 한 남북 종단철도를 건설하고 시베리아 횡단철도로 연결해 러시아산 가스를 수입하는 방안을 고려해서는 안 될 것임이 분명하다.
 
[겨레얼통일연대 정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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