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들의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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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명령을 받을 시기가 다가오면 군관들은 깊은 고심에 빠진다.
17세 어린나이에 군에 입대하여 일생의 황혼기에 이르기까지 일생을 다 바친 ‘백전노장’들에겐 사회진출이 생소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 피치 못할 문제들이다.
특히 현재 제대군관들이 인식하고 있는 북한 사회는 직업과 권력보다도 극심한 경제난이 불러 온 황금만능의 세상 가치관이 만연되어 있는 살벌한 전초선이기도 하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빈주먹으로 “당과 수령의 부름에 어렵고 힘든 부문으로 자원 진출한다.” 는 것은 거의 자폭이나 다름없는 무지한 영웅주의지만 그나마 가려는 사람이 없다.
농촌이나 탄광, 광산 지구에 고향인 제대군관들은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으려고 뇌물작전을 펼치는 일들이 빈번하며 이 같은 두려움은 곧 제대명령을 받은 군관들의 가정에 혼란과 불화의 시작된다.
결국 한 생을 당과 수령을 위하여 젊음을 바쳐 복무하여도 차례지는 것은 가난과 빈곤뿐.
하여 제대강습을 마친 군관들에 한하여 군단에서 최대한 배려하는 분위기이다.
강습 후 후방총국에서는 얼마간의 옷(군복)과 식량을 해결해 주고 있다.
군관들은 사회에 진출하여 집과 직업을 해결 받는다고 해도 배급제가 없어 진 상황에서 직업이란 허수아비 무용지물이요, 장사 밑천과 터전이 빈곤한 군관들의 설 자리는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인생의 황혼기에 들어 선 제대군관들에게 대책 없는 제대명령은 곧 배척명령이 된다.
어떤 출로나 희망의 끈을 쥘 수 없는 노장들의 고심은 결국 탈북이라는 소망을 가지고 국경을 탈출한다. 이로써 최근에는 가족 단위의 군관들의 탈북이 서서히 공식화 되는 상황이다.
김정일(국방위원장)은 이에 발생하는 국내 여론과 대외의 정치적 손실을 막아보려고 제대 군관들에 대한 동향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일생을 남한을 향하여 총부리와 포문을 겨누고 <당과 수령을 총대로 지켜 온 백전노장>들의 비참한 말년, 어떤 이유에도 떠나야 하는 그들의 마음에는 일생을 유린당한 자들의 통탄과 저주와 함께 잃어버린 인생을 찾으려는 굳은 의지가 충만하다.
인생 말년에야 비로소 깨달은 조국애! “우리의 조국은 대한민국입니다.”
김정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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