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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집단의 오판을 막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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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3월 북한을 떠난 필자가 한국에 와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의 하나는 한국의 어떤 점이 좋은가라는 것이었다. 그때마다 필자는 서슴지 않고 "마음 편한 것이 제일 좋다"고 대답했다. 외교관이라는 신분 때문에 북한에서 먹고사는 것에는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지만 마음이 늘 불편했기 때문이다.

마음이 편하다는 것은 발언 하나 때문에 긴장하지 않고 마음을 졸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무의식중에 내가 뱉는 정치적 발언, 내 가족과 친척의 정치적 발언이나 행동 때문에 3대가 정치범 수용소로 붙잡혀 가게 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항상 나를 긴장상태에 놓이게 했고 괴롭혔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발언을 주의할 일도, 한밤중에 문 두들기는 소리에 놀라서 깨어날 일도 없다.

그런데 나를 화들짝 놀라게 한 것은 작년 11월 23일 발생한 연평도 무력도발이었다. 두려워서 놀란 것이 아니라 어이가 없어 놀란 것이다. 한국 국력의 40분의 1밖에 안 되는 김정일 집단이 납작 엎드려 있어도 모자랄 판인데 이런 무모한 군사도발을 하다니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평해전 등 군사충돌은 NLL 같은 중립지역에서 일어난 것이지만 대한민국 영토인 연평도에 대한 무차별 포격은 사실상 전쟁 행위다. 방사포탄 한 발이라도 주민 밀집지역에 떨어졌다면 수많은 사상자가 나왔을 것이다. 그런데도 무력도발을 한 후 1년이 넘도록 제대로 된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의 무모한 연평도 도발은 김정일이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체제 출범 후 최대의 위기를 맞은 것과 연관이 있다. 2010년 9월 김정일의 3남인 김정은이 새로 신설된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인민군 대장에 임명되면서 후계자로 공식화되고 김씨 3대 세습 시대가 열렸다. 이제 겨우 26세인 김정은은 병을 앓고 있는 아버지에게 두둑한 배짱을 보여주고 군부에 자신의 리더십을 과시하기 위해 충격적인 사건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 또 그에게 충성을 보여주어 3대 세습의 근위대가 되어야 하는 군부가 이에 호응해 연평도 만행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필자를 더 경악하게 만든 것은 도발을 일으킨 북한보다 남한 내 종북(從北)세력의 의식과 행동이었다. 그들은 한국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유도했다며 북한의 도발에는 눈을 감고 오히려 한국 정부를 비난했다. 김정일 집단이 대한민국을 우습게 아는 것은 이처럼 우리 내부의 적(敵)들이 김정일의 오판(誤判)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북한은 언젠가는 우리와 함께 살아야 할 동족이지만 우리는 감상적 민족주의에 빠져 북한 지도부의 적화통일 야욕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추위에 떨고 굶주리는 북녘 동포들을 안아줘야 하지만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뺏으려고 호시탐탐 노리는 북한의 정치·군사·대남(對南) 지도부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 이미 김정일 집단은 우리의 상대가 되지 못하지만, 우리 내부가 진흙탕 싸움을 벌이면서 김정일 집단을 옹호하는 세력이 있는 한 김정일의 오판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에서 진보와 보수는 민주주의 체제 내의 경쟁자이지만 국가안보를 놓고 국익을 훼손하는 이념투쟁이나 권력투쟁은 국민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안보는 정쟁(政爭)의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든 국민이 공감할 때 김정일의 오판을 막을 수 있다.



글쓴이 : 고 영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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