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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이 군부대를 자주 시찰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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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11월까지 김정일이 군사적 목적으로 군부대를 시찰했다고 북한 매체에 소개된 것이 고작 5번에 불과하지만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6일 동안 연이어 3차례나 군부대를 찾았다.

 

지난달 25일 북한 매체는 김정일이 제233대연합부대 지휘부를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이 부대는 지난해 연평도에 포격을 퍼부었던 4군단 사령부로, 황해도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다음날 북한은 김정일이 공군 제1016부대를 시찰했다고 밝혔다.

하루 뒤 김정일이 황해도 과일군을 현지지도한 점으로 미뤄 이 공군부대는 황해도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달 30일에는 김정일이 제630대연합부대의 종합전술훈련을 지도했다고 전했다.

이 부대는 북한에서 특수전 부대를 담당하던 경보교도지도국이 개칭한 제11군단이다. 북한에서 '63'으로 시작하는 부대가 평안남도 강동군에 있어 제630대연합부대도 평안남도 지역을 지키는 부대로 보인다.

주목되는 부분은 최근 김정일이 찾은 부대들이 군단급 등 규모가 큰 대단위이고 모두 서부지역에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23일 우리 군은 연평도 포격 1년을 맞아 연평도와 백령도 일대에서 대규모 군사연습을 벌였고, 군통수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경기 화성시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방문해 장병을 격려했다.

북한은 다음날 '최고사령부 보도'를 통해 '청와대 불바다'를 운운하며 우리 군의 훈련을 강력히 비난했다. 표면적으로 김정일의 잇따른 군부대 방문 행보는 이명박 대통령의 서방사 방문과 남한 정부의 군사연습에 대한 대응 성격이 강해 보인다.

조선중앙TV가 지난달 29일 실시된 지 3개월이 다된 육해공군 합동군사훈련 장면과 김정일이 이 훈련을 참관하는 모습을 공개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전문가들은 김정일이 일주일도 안 되는 기간에 군부대 3곳을 잇따라 방문한 것은 북한군의 사기 진작을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경제난 등으로 남한의 군사훈련에 기동훈련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서해 지역의 부대를 직접 시찰하고 장병을 격려함으로써 자칫 떨어질 수 있는 사기를 끌어올리려 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김정일이 남한과 교전시 투입될 부대들을 시찰한 것은 우리 정부에 대북정책 전환을 더 강하게 압박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도 내놓는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1일 "김정일이 군부대 시찰에서 만족을 표한 것은 북한이 군사적 준비를 모두 마쳤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북한은 이를 통해 유연성을 언급하지만 6자회담과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다시 밝힌 것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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