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3대 세습 위해, 北 실세들 잇달아 숙청?

본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3대 권력 세습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북한 실세들이 잇달아 숙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이 2008년 뇌졸중을 앓은 이후의 일이다.
김정일이 작년 말까지 장성택과 함께 ‘투톱’으로 내세웠던 류경 국가안전보위부(한국의 국정원에 해당) 부부장은 지난 1월 숙청됐다. 류경은 수시로 김정일에게 불려가 독대하며 술을 마실 정도로 김정일 총애를 받았다. 그러나 김정은이 권력 세습을 위해 보위부 장악에 나서는 과정에서 보위부가 류경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지난 1월 숙청을 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반대로 장성택은 김정은의 고모부로 현재로선 김정은 3대 세습의 가장 든든한 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한때 장성택의 라이벌로 불렸던 리제강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지난 6월 장성택의 국방위 부위원장 승진 며칠 전 ‘의문스러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올해 초 주상성 인민보안부장(경찰청장 격), 리태남 부총리도 개인 비리 혐의로 해임·숙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통들도 정책 실패의 책임을 안고 숙청됐다. 2009년 11월 구화폐 100원을 새 화폐 1원으로 바꾸는 화폐개혁 실패로 민심이 흉흉한 상황에서 당시 정책 책임자들을 미리 제거했다. 이 역시 김정은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박남기 전 당 계획재정부장이 지난해 4월 총살됐고, 6월에는 김용삼 철도상과 문일봉 재정상도 처형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폐개혁 실패 후유증을 극복하려고 박남기 후임으로 임명된 홍석형도 지난 6월 ‘중국과의 내통’ 혐의로 숙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사(私)경제가 화폐개혁 이후 더욱 활성화되자, 홍석형이 중국식 경제발전 모델을 일부 수용하자는 이야기를 냈다는 말이 전해진다.
홍석형은 소설 ‘임꺽정’의 저자로 북한 내각 초대 부수상을 지낸 벽초(碧初) 홍명희의 손자다. 북한 노동당 계획재정부는 노동당 비서국에 소속된 20개 전문부서 중 하나로 북한의 경제 사령탑이다.
물론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도 2004년 측근의 호화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파벌 조성’ 혐의로 숙청된 적이 있다. 그러나 장성택은 2007년 공안·사법기관을 총괄하는 당 행정부장으로 복귀했고,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국정을 책임지기도 했다. 하지만 한 번 숙청됐다 복권됐기 때문에, 장성택의 권력이 밖에서 보는 것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댓글목록0
댓글 포인트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