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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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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 충청이고 경기도에서 살고 있는 이름 없는 노인네이다. 요전번 경상도 가는 열차 안에서 우연히 탈북자분을 만났다. 고향이 함남도 어디라고 했던지 잘 기억되진 않지만 탈북자인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남한사람과는 달리 북한사람에게서는 특유의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우선 외형적으로 아직 때 묻지 않은 것 같은 순수함과 성실성이 배여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와 2시간여 달리면서 나름대로 이런 저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 관심이 있었던 대목은 현재 탈북군인들의 모임인 북한인민해방전선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북한인민해방전선이라, 솔직히 남한사람인 나의 입장에서는 어쩐지 그 이름이 되게 낮 설고 거창한 이름처럼 생각되었다. 하지만 그게 문제로 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우선 그가 북한에 고향을 둔 탈북자이기 때문이고 다음으로 돋보이는 것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북한인민해방전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있다는 데 있었다. 어떻게나 고향으로 돌아가야겠다는 결심, 그 결심과 더불어 주변의 온갖 난관을 이겨내며 끝까지 정진하려는 의지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목적 실현을 위해 필요한 것은 비단 그 뿐이 아닐 것이다. 뭐니 뭐니 해도 자금이 있어야 활동을 할 수 있고 그 확보를 위해서는 이러저러한 수단도 갖춰야 할 것이다.
 
짧은 시간에 여러 가지로 긴 설명하기도 그렇고 또 배운 것과 아는 것이 적은 본인입장에서 정답을 내놓기가 뭣한 것만큼 우선 필요한 한 가지만 추려서 이야기 해 보려고 한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사람이 살면서 가장 보배스러운 것이 있기 마련인데 그게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돈과 명예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필자더러 제일 보배스러운 것을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양심과 도덕, 의리를 뽑을 것이다. 자본주의사회에서 그런 게 어디 있는가 할 수 있겠지만 글쎄다, 틀린 말도 맞는 말도 아니라고 해야겠다.
 
갈수록 각박해지는 바늘 같은 세월에 본연을 지킨다는 게 어디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것은 가장 믿음직하고 강력한 무기로 됨은 부정할 수가 없다. 특히 여러분들은 남한사람이 아니고 북한에 고향을 둔 탈북자들이다. 

그것이 없으면 또 그것을 가지지 않으면 태산 같은 그 목적도 달성할 수가 없고 그냥 모래성만 쌓는 꼴이 된다. 하나하나가 그것을 토대로 하지 않으면 단체의 존립도 어렵게 된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니 아무것도 없는 여러분들에게는 그것이 유일한 재산이다. 그것을 밑천으로 필요한 것을 하나하나 축성해나가야 한다고 본다. 거기에 토대하여 동지들도 모으고 거기에 토대하여 유대를 강화시켜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남한의 주변 환경은 그렇게 기대하는 그런 수준이 못 된다. 지어 그 의미와는 별개로 동지란 말을 상투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들을 수많이 볼 수 있다. 여러분만은 그래서는 안 된다.
 
동지들 간에 상호비판도 그 안에서 이루어 져야 하고 그것을 외면한 일체의 비난은 삼가야 한다. 리더는 리더대로, 아랫사람들은 아랫사람들대로 그 앞에 한없이 겸손하지 않으면 안 된다.
 
뭐니 뭐니 해도 친구가, 동지가 재산이고 단결은 황금이요 비난은 돌덩이이라는 사실 다 같이 명심하자. 중요한 것은 리더를 잘 받들어야 하고 그가 대외활동을 훌륭하게 전개할 수 있도록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말자.
 
북한에서 산전수전 겪었고 끝내는 고향땅을 떠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그대들, 그렇게 목숨을 불사하면서 죽음의 계곡을 넘어서던 정신으로 굳게 뭉쳐 열심히 하다보면 대한민국에서 알아주는 단체로 거듭나게 될 것임을 확신하면서 이상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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