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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세무민의 능란한 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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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 같은 하늘 아래서 정반대의 괴상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합법적인 대통령을 쥐 새X, 가카 새X 라고 깎아내리기에 열중하고 다른 쪽에서는 독재자를 세계가 공인하는 위대한 영도자, 걸출한 위인이라고 추겨 세우기에 정신이 없습니다.
 
저쪽에서는 지도자로서 이력이 보잘 것 없는 없고 단지 독재권력의 상속자에 지나지 않 자에게 전체주민이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왜곡 선전하고 있는 반면, 이쪽에서는 국가지도자를 쓰러뜨리기 위해서 야당, 승려, 코미디언 지어 판사까지 나서서 대패질과 망치질을 열심히 해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시간에 남한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괴상한 현상에 대해 논평하려 하는 것이 아닙니다. 탈북자로서 북한당국이 선전하고 있는 김정일 부자에 대한 ‘세계적인 격찬’의 혹세무민에 대해서 분석하려는 것입니다.
 
우선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유럽의 시각을 소개하는 것이 보다 객관적일 것 같아 영국에서 발간되는 세계적인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의 일면 머리기사를 요약해서 전달해드립니다.
 
“북한 독재체제의 희생자들과 정의감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김정일의 자연사는 크게 잘못된 것이다. 김정일이 지금까지 저지른 죄과에 대해 심판할 기회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는 북한을 수용소로 만들었고, 현대의 어느 독재자보다 많은 고통과 빈곤을 초래했으며, 캄보디아의 폴 포트를 제외하고 자국민을 가장 많이 죽게 만들었다.”
 
“김정일은 북한 주민들의 고통에는 병적으로 무관심했지만 그 자신의 생활은 호사스러웠다. 코냑과 치즈, 생선초밥을 즐겼고, 핵 도발을 통해 국제사회를 조종하며 대가를 챙겼다. 그러나 북한도 변화를 피할 수는 없다. ‘고난의 행군’ 시절의 대기근으로 정권의 정당성이 약해졌고, 장마당이 자력으로 생존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착되었으며, 남한의 문화가 널리 퍼져나가고 있다.”
 
“이제 중국도 북한 변화의 필요성을 인정해야 할 시점이다. 북한이 붕괴하더라도 통일된 한반도가 분단되고 불안정한 북한에 비해 중국에게도 훨씬 이익이다. 김씨 일가는 영원할 수 없다. 중국, 미국, 일본, 남한이 북한정권을 교체하기 위한 대화를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 지역의 안정을 위해서 뿐 아니라 지금까지 억압 받아온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도 말이다.”
 
이 글은 “지구상에서 가장 나쁜 정권의 교체는 희망사항이 아니라 계획해서 실현해야 할 일”이라며 끝을 맺었습니다. 어느 구석에서도 김정일 사망과 김정은에 대한 연민의 정을 손톱만큼도 느껴볼 수 없는 글입니다.
 
러시아의 '네프스코예브레먀'는 만평에서"나폴레옹과 수보로프는 비슷한 칭호를 얻기 위해 수십 번의 전투에서 승리해야 했지만, 김정은은 단지 군복만 입은 것으로 '최고사령관'이 됐다"고 꼬집었습니다.
 
독일의 유명한 경제신문도 김정은을 2012년에 물러나야 할 지도자 일곱 명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했습니다. 혹세무민도 유분수입니다. 북한정권은 국제사회의 시각이 이렇게 정확하고 엄중하다는 걸 깨닫고 시대착오적인 우상놀음을 당장 걷어치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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