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절이 아닌 '블랙홀절'이라 부름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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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디 넓은 우주(Space) 공간에는 한 가지 특이한 존재가 있다.
이 존재는 본시 아주 작다. 심연(深淵)의 어둠과도 같이 새까맣고 또 볼품 없을 정도로 자그맣다. 그러나 위력은 전 우주 전체를 통틀어 빅뱅(Big bang. 태초의 우주 대폭발) 이후로 가장 강력하다.
느리게 움직이지만 도착하는 매 장소마다 주변의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 태양과 같은 항성, 지구와 같은 행성, 가스로 이루어진 성운, 심지어 빛(光)까지도 모두 빨아들인다.
'빛까지도 빨아들인다' 실로 무시무시한 위력이라 아니할 수 없다.
모두가 알다시피 빛은 전 우주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운동하는 물질이다. 빛의 속도는 숫자로 계산하기 힘들 정도다. 대략 1초에 지구를 7바퀴 돈다. 저 머나먼 태양에서 뿜어져나온 빛도 불과 8분만에 지구에 도달한다. 그 빛마저도 이 존재로부터 탈출하기 힘든 것이다.
이 존재의 이름은 다름 아닌 블랙홀(Black Hole). 평범한 항성이 최후를 맞아 대폭발하고 경우에 따라 블랙홀로 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실로 우주의 재앙이라 아니할 수 없다. 만약 우주 곳곳의 블랙홀이 우리 태양계로 접근할 경우 인류는 눈 깜짝할 사이에 전멸(剪滅)하고 만다.
오늘은 소위 '태양절'이다. 김일성이 출생한 날이다. 북한에서는 예외 없이 올해 태양절에도 김일성 추모를 위한 각종 대규모 행사가 열릴 것이라고 한다. 김일성의 후광(後光)에 기대 독재집권을 펼치고 있는 김정은으로서는 그럴만도 하다.
그러나 사실 돌이켜보면 북한의 인권난, 경제난은 김일성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6.25전쟁을 일으킨 점, 민족을 반세기 간의 분단으로 이끈 점은 예외로 치자. 그렇다 하더라도 그가 근대 인류 역사상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세습독재, 아들 김정일에게 권좌를 물려준 것은 그 무엇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범죄였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은 물론 같은 공산권인 소련, 중국마저도 세습독재를 허용하지 않았던 이유는 단 하나, 국민이 국가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무능한 인물이 단지 최고지도자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권좌에 올라 국민을 고통의 수렁으로 빠트리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김일성은 이를 망각했다. 국민을 국가의 중심이 아닌, 노예로 만들었다. 그 스스로 창조해 누렸던 수령독재의 권력을 아들에게 물려주었고, 아들 김정일은 다시 그 아들 김정은에게 권좌를 넘겨주는 폐해를 만들었다. 때문에 김일성 시대의 악습은 오늘 날에도 계속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 생명, 자유 그 모든 것을 암흑 속으로 빨려들게 한 1912년 4월 15일. 이 날은 마땅히 '블랙홀절'이라 부름이 옳다.
[겨레얼통일연대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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