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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북한군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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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에 짐승과 인간의 차이점이 있다면 짐승은 신체를 들어내고, 보이지 말아야 할 것도 보이지만 인간은 피복(被服)을 통해 보이지 말아야 할 신체를 가리거나 피복을 통해 개인의 미와 자태를 뽐내는 것. 때문에 행여나 길거리에서 벗은 몸의 사람들을 보았다면 비록 자신과 같은 신체일지라도 징그러운 이미지와 함께 거부감을 주기도 한다.
 
또한 인간 세계에서 몸에 피복을 걸쳐 다른 이의 거부감을 조성하지 않는 것이 곧 사회의 예절이며 이를 어겼을 때에는 경범죄로 처벌받기도 한다. 물론 사회에서 인간이기를 포기한, 또는 정신이상의 몇몇 사람들의 자신의 신체를 드러내기를 좋아하지만 이는 모두 개인의 의지와 함께 타인의 너그러움으로 받아들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북한 사회에는 자신의 의지도 아닌 멀쩡한 사람들이 자신의 신체를 드러내며 모든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당해야 할 일들도 많다. 북한 사회는 탈북자와 죄인 등에 대해 짐승보다 못한 행위를 강요하지만 특히 탈북자들은 “조국을 배반한 민족반역자”라는 명목으로 인간으로 보지 않고, 짐승으로 봐야 한다는 규정 하에 남녀노소 불문하고 마구 다를 때가 허다하다.
 
북-중 국경지역에서 국경경비대로 군무하던 군인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예로 들자면, 어느 한 군인 탈북자는 “북한에서 탈북자는 사람으로 볼 수 없기에 무자비한 구타는 물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옷을 홀라당 벗겨서 망신을 줄 때도 많다”고 말했다.
 
이 탈북자는 “국경경비 군무 당시 중국에서 넘어온 어느 젊은 여성탈북자가 우리들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고, 고함만 지르는 것에 망신을 주려고 여성의 윗옷을 홀라당 벗겨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대 도로를 달리게 했다”며 “성적인 흥미로 여성을 농락하기 위해 한 행동이 아닌, 북한 당국의 규정 하에 탈북자를 사람으로 볼 수 없어 자신만의 방식으로 여성탈북자에게 치욕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권을 멸시하는 방법으로 여성에게 치옥을 주었다고 하여 그 어떤 처벌도 받지 않고, 오히려 칭찬을 받는 것이 북한의 실태”라고 덧붙였다.
 
북-중 국경에서 탈북을 하다 붙잡힌 또 다른 여성의 말에 의하면 “탈북자는 무조건 국경경비대 군인들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때문에 그들이 옷을 벗으라고 하면 민망한 것도 없이 몸에 붙어 있는 실오라기마저도 거둬내야 한다. 보통 처음 잡힌 사람들은 민망함에 옷을 벗지도 못하지만 심한 구타가 이어지면 옷을 벗기 마련이다. 맞고 벗기보다 미리 벗어놓고 처벌을 기다리는 것이 편하지 않는가”라는 것이다.
 
“물론 군인들도 여성의 옷을 벗긴다고 하여 겁탈을 하려는 의미가 아닌, 몸에 있는 돈과 같은 것을 찾아내여 자신의 이속을 채우기 위해서이다. 그들도 물론 남성이기에 성욕도 존재하지만 탈북여성을 여성으로 보기에 앞서 사람으로 보지 않고, 오직 돈이 될 수 있는 물건이나 짐승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민전 김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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