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이 김정은 입 다물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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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북한자유주간(NKFW) 행사가 서울에서 진행 될때마다 '반(反)공화국 모략소동' 운운하며 비난을 쏟아냈던 북한 독재집단이 올해 NKFW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큰 반응을 내놓지 않아 주목된다.
NKFW가 시작된 지난달 29일부터 3일 현재까지 조선중앙통신·노동신문 등 북한 주요매체는 개성공단 문제 등에만 논조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4월 29일 평양방송이 '또 다시 드러낸 동족대결 본색' 제하 논평에서 애국단체의 대북(對北)전단 살포를 비난했을 뿐이다. 탈북단체를 포함한 국내 애국단체들은 지난 1일 강화도에서 대북전단 살포식을 가졌으며, 오는 4일에도 임진각에서 전단을 살포할 계획이다.
북한 독재집단의 이러한 침묵에는 '서사하라아랍민주공화국(Sahrawi Arab Democratic Republic. 이하 서사하라)' 정부 인사의 NKFW 참여가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10회 NKFW에는 서사하라의 물루드(Mouloud) 대사가 공식 참여하고 있다.
<10회 북한자유주간에 참여 중인 서사하라아랍민주공화국의 물루드 대사. ⓒ겨레얼통일연대>
서사하라는 1976년 탄생한 신생국가로 마르크스주의(공산주의)에 기초한 이념으로 출범했으며, 북한 독재집단은 전통적으로 서사하라와 같은 '비동맹회의' 소속 국가들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 실제 북한은 서사하라와 모로코 간 분쟁 당시 서사하라 측에 무기를 제공한 바도 있다.
북한 독재집단이 제3세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이유는 국제적 입지 때문이다. 제3세계 국가들로 이루어진 '비동맹회의'는 기본적으로 약소국들끼리의 연합체를 표방하면서 정치적 이해득실을 떠나 서로 간의 연대를 중시하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이들과의 관계를 통해 유엔에서의 막대한 지지세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작년 8월 이란에서 열린 비동맹회의 정상회담에는 김정은이 직접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데 그 비동맹회의 소속 국가 중 하나인 서사하라 정부 인사가 NKFW 행사에 참여하게 됨으로서 북한 독재집단으로서는 '입을 함부로 놀릴 수 없게' 된 것이다. NKFW 참여 국가들을 비난하는 것은 곧 서사하라를 비난하게 되는 것이며, 이는 곧 비동맹회의를 비난하는 것이 된다.
비동맹회의의 강력한 결속력을 감안할 때 서사하라는 비동맹회의 소속 국가 전체의 동의 하에 NKFW에 참여한 것으로 관측되며, 따라서 북한 독재집단으로서는 더더욱 비난을 자제해야 하는 형편이다.
서사하라 정부의 NKFW 참여에는 수잔 숄티(Suzanne Scholte) 미국 디펜스포럼 재단 회장의 노력이 큰 몫을 했다. 숄티 회장은 과거부터 서사하라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큰 활약을 펼쳐오고 있다.
향후 북한 인권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국가는 한 층 많아질 것임이 틀림없다. 유엔 대북제재결의안·인권결의안 등에 찬성하는 국가들이 증가하고 있는 점은 이를 입증한다. 북한의 자유와 인권 해방을 염원하는 국가가 많아지만 많아질수록 북한 독재집단은 '입을 더더욱 다물어야 하는' 입장이 될 것이며, 종래에는 김정은의 패배로 이어질 것이다.
[겨레얼통일연대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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