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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국제제재' 융단폭격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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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라오스에서 추방되어 중국을 거쳐 북송(北送)된 9명의 탈북청소년과 관련해 유엔이 입을 열었다.
 
마르주끼 다루스만(Marzuki Darusman)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뉴욕 현지시간으로 30일 "이들이 북한에 송환되면 받게 될 처벌과 대우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관련 당국 모두는 이들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김정은 독재집단에 촉구했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누구도 돌아가면 사형이나 고문 등의 처벌과 학대에 직면하게 될 북한으로 재송환돼서는 안된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안토니오 구테레스(Antonio Guterres)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도 이들 청소년에 대한 김정은 집단의 폭력 행위 자제를 요구했다.
 
그는 "이들이 북한으로 되돌아 갔을 경우 기본적인 인권과 안전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생명과 자유가 위협받을 수 있는 국가로 되돌아가게 만들 수 있는 어떠한 직·간접적 조치를 자제해야 한다"고 라오스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유엔이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 중에는 북송된 9명의 청소년 중 5명이 어린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비교적 감당할 수 있는 성인과 달리 어린이들은 이를 극복할 능력이 전무(全武)하기 때문이다.
 
70년대 베트남의 공산화와 맞물려 함께 공산정권이 들어선 라오스는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74년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래 각종 협정을 체결하면서 우호를 과시했다. 다만 한국과도 95년 외교관계를 재개한 이래 2007년 기준 대(對)한국 수출액 7.03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 7월에는 힐러리 클린턴(Hillary R. Clinton) 전 미국 국무장관이 57년만에 라오스를 방문하는 등 서방세계와의 관계도 개선되는 듯했다. 그런데 돌연 이번 북송 사건을 감행해 국제사회를 경악케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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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로 유입된 탈북자를 불법입국자로 간주해 일정 기간 구금한 뒤 중국이나 북한이 아닌 태국과 같은 제3국으로 추방해오던 라오스가 돌연 태도를 바꾼 데에는 북한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 인권운동에 오랜 기간 매진해왔으며 이번 북송 청소년들을 간접적으로 지원한 수잔 숄티(Suzanne Scholte) 미 디펜스포럼 재단 대표는 3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그동안 라오스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손을 많이 쓴 듯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라오스는 북한과 같이 1인 수령독재 체제까지는 아니지만 북한과 많은 유사성을 띠는 국가다. 개혁개방을 실시한 중국이 종교의 자유를 대부분 허용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라오스는 아직도 종교 탄압을 일삼는 등 독재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08년에는 58명의 기독교인을 체포해 국제적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렇듯 국제사회에서 철저하게 아웃사이더의 행보를 걷고 있는 라오스와 북한의 관계가 개선될 여지는 항상 다분했던 것이다. 군사적으로도 양 측은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으며, 최근 중국의 탈(脫)북한 현상과 맞물려 라오스가 김정은 집단에 일종의 동정표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라오스는 지난 2009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철저하고 개방적인' 지원을 약속한 바도 있다.
 
그러나 라오스는 이번 잘못된 선택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임이 확실하다.
 
우선 전통적으로 한국의 입장을 지지해 온 미국의 압력이 보다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근거해 각종 유무(有無)형의 제제에 나설 경우 안 그래도 빈곤국가인 라오스는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중국으로서도 환영할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물론 라오스가 북한 인권 침해국가로 낙인찍힘에 따라 중국은 상대적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김정은 집단에 대한 압력을 높이는 상황에서 북한과 라오스 간 관계가 강화되어 김정은의 입김이 거세지는 것은 불쾌한 상황으로 작용한다.
 
자칫 북한이 라오스에 핵무기 기술을 이전할 경우 라오스와 영토를 맞대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영토 분쟁에 휩싸일 수도 있다. 양 국은 이미 70년대에 베트남-중국 분쟁과 관련해 한 차례 갈등을 겪은 바 있다.
 
박근혜 정부도 압박에 나설 수 있다. 민간 기업 차원에서의 투자 등은 막을 수 없지만 91년부터 정부 차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무상(無償)원조의 규모 축소 또는 일시적 중단이라는 방안을 동원할 수 있다. 이 무상지원금 규모의 변동이 있을 경우 라오스는 적지 않은 경제적 타격에 직면하게 된다.
 
어떠한 경우든 라오스로서는 잘못된 선택을 한 것임이 틀림없다. 김정은 집단과의 교류는 백해무익(百害無益)한 행위임을 이번 사건을 통해 깨닫기를 바란다.
 
[겨레얼통일연대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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