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벗은 여인'과 인터넷 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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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독재집단은 '사회주의 혁명'이란 미명 아래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목적 달성을 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중 하나가 방북(訪北) 인사 포섭. 거의 모든 방북 인사는 정권의 '사냥감'이 된다. 말로 하는 회유에서부터 공작 자금 지원 등 방법도 다양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6.25 참전 군인임에도 불구하고 방북해 북한에서 생을 마친 최홍희 씨다.
최 씨의 경우 박정희 정부 하에서 불의(不意)의 사건에 휘말려 부득이 캐나다에 망명 중이었으나 북한 정권은 고향을 찾아 북한을 방문한 최 씨에게 갖은 공작을 펼친 끝에 그를 포섭하는데 성공했다. 본시 반북(反北)주의자였던 최 씨의 아들 최중화 씨는 훗날 전두환 대통령 암살 공모에 가담하기도 했다(최중화 씨는 현재 참회하고 국내에 입국한 상태다).
근래의 경우로는 전 미국 프로농구 선수인 데니스 로드맨(Dennis Rodman)이 있다. 그는 짧은 방북 기간을 거쳐 귀국한 이후 열렬한 '북한 전도사'가 되었다. 러시아 국영 '러시아의 소리(VOR)' 보도에 따르면 그는 뉴욕의 한 호텔에서 다른 투숙객들을 상대로 '김정은 칭찬'에 침을 튀기다가 쫓겨나기도 했다.
간혹 종교적 신념이나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믿음 때문에 끝내 포섭에 말려들지 않은 인사들도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지만 북한 독재집단에게 있어서 '수단'이란 오로지 목적 달성만을 위해 존재한다. 이럴 경우 북한 정권은 가장 추악하고도 용납될 수 없는 수단, 바로 성(姓)을 동원한다.
여러 매체 보도나 방북 경험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방식은 이렇다. 방북자들의 대부분은 평양을 방문하며, 이들은 고려호텔에 주로 숙박한다. 이 과정에서 음주(飮酒)는 예외가 될 수 없는데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만취한, 즉 법률에서 말하는 심신미약(心神微弱)의 상태인 인사의 방으로 반(半) 나체의 '미모의 여성'을 함께 투숙시킨다.
이후 과정은 모두 방 한 켠에 몰래 숨겨진 폐쇄회로TV(CCTV)로 촬영되며, 정권은 이를 무기로 인사를 끝내 포섭하고야 만다. "내 말을 듣지 않으면 이 영상을 가족이나 언론에 배포하겠다"는 식으로 말이다. 법도 양심도 없는 조직폭력단이 따로 없다.
이렇게 포섭된 인사는 본국(本國)에 돌아와서까지 울며 겨자먹기로 독재집단의 요구에 아니 따를 수 없다. 자금이면 자금에서부터 선전이면 선전까지 요구라는 요구는 모두 들어줘야 한다. 실제로 이런 과정을 통해 본의 아니게 북한 공작원으로 활동 중인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 최근 반대의 경우가 생겨났다. '여인의 헐벗음'마저 이겨내고 방북 후 오히려 적극적인 반북 인사가 된 케이스다. 바로 세계 최대의 인터넷 기업인 구글(Google)의 에릭 슈미트(Eric Schmidt) 회장이다.
슈미트 회장은 본시 기업가로서 수익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방북했었다. 북한 문제 등 정치는 그의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북한 땅에서 발을 뗀 이후부터 그의 발언은 온통 '김정은 비판'으로 집중되기 시작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19일에도 그는 '포격'을 멈추지 않았다. "인터넷을 연결하려면 단 한 사람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는 정작 인터넷을 켜지 않고 있다" 3대 독재자로 군림한 김정은이 북한을 정보통제의 지옥으로 만들고 있는 현실을 빗댄 비판이었다. 슈미트 회장에 따르면 북한은 인터넷을 구축할 능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
북한 독재집단은 이제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어선 나포로 인해 중국마저 등을 돌리고, 설상가상으로 26억 지구촌 인터넷 인구를 지배하는 세계 최대의 인터넷 사업가까지 적으로 만들었다.
구글은 이미 지도 서비스인 '구글 어스(Google Earth)'에 북한 정치범수용소 위치까지 기입하기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전 세계 인류가 김정은 집단의 반(反)인륜성을 똑똑히 목격하고 있다. 그리고 수령독재 체제의 소멸과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기원하고 있다.
북한 독재집단의 자멸(自滅)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 궁금하다.
[겨레얼통일연대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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