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경대 장손'이 있어야 할 곳은 서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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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북한 급변사태 시 '김정남 카드'를 꺼낼 준비를 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6일 '독일의 소리(DW)' 중문(中文)판은 중국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핵실험 등으로) 금지선을 넘은 김정은이 북한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면 중국은 김정일의 맏아들 김정남을 북한의 새로운 '왕'으로 내세우려 할 것"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중국은 북중(北中) 국경에서 혼란한 상황이 발생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이 같이 전망했다.
매체는 또 최근 북한 내부에서 발생한 사소한 변화와 관련해 김정은 집단이 중국을 의식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매체는 "국제사회의 유일한 동맹국인 중국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두려움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근래 중국은행과 조선무역은행 간 거래를 차단했으며, 이후 김정은 집단은 인민무력부장을 강경파인 김격식 대신 소장파인 장정남으로 교체했다. 김격식은 과거 주요 대남(對南) 도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김정남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중국을 의식해 대남 정책을 다소나마 유화시켰다는 것이 매체의 분석이다.
그러나 DW는 "(김정남이) 북한 내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단점도 있다"며 '김정남 카드'가 먹힐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김정일의 정부(情婦)인 성혜림의 소생인 김정남은 출생부터가 비밀에 가려졌으며 북한 내부에서 그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특히 대다수 주민들에게는 전혀 생소한 인물이다.
다만 이는 북한 독재체제의 본질과 동양 세계의 유교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서구 매체의 오류가 어느 정도 작용한 분석으로 보인다.
역시 마찬가지로 주민들에게 전혀 생소한 인물이었던 김정은이 등장 1~2년만에 아무 문제 없이 체제를 장악해나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김정남의 등극은 북한 독재체제 내에서 문제될 것이 없으며, 오히려 40대에 접어든 김정남이 소위 '만경대 혈통'의 장남이라는 점을 앞세울 경우 김정은보다 더 큰 메리트(가치)를 가질 수 있다. 북한 내부에서 김일성에 대한 인기는 의외로 높다.
김정남을 앞세운 북한에서의 친중(親中)정권 수립은 우리에게 있어서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김정남은 친중파로 알려지며 중국식 개혁개방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의 아들인 김한솔은 노골적인 반북(反北)성향을 드러내왔으며 이는 부친의 영향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따라서 김정남이 북한 지도자로 등극할 경우 개혁개방 실시, 대남 도발 중단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친중 정권, 다시 말해 '중국의 꼭두각시 정권'이 북한에 수립됨에 따라 통일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최악의 경우 중국 인민해방군 병력이 북한에 주둔하게 될 수도 있다. 여느 중국 내 소수민족들이 그러하듯 북한 주민들에게도 한족(漢族)화가 강요되어 북한이 중국의 '동북4성'으로 자리매김할 위험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우리는 김정은 대신 김정남으로의 교체를 환영하면서도 경계해야 하는 입장에 놓일 수밖에 없다.
북한이 중국의 식민지로 전락할 경우 통일 가능성의 하락은 물론 미중(美中) 냉전의 심화라는 국제적 문제까지 양산되어 한반도가 거대한 두 세력의 충돌 지역이 될 우려도 있다. 한국-일본-대만-동남아로 이어지는 해상 봉쇄선에 막힌 중국이지만 함경북도 나진항을 통해 대규모 해군 전력을 태평양에 투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할 가장 좋은 해결방안은 김정남의 한국 망명이다.
현재 우리 정부는 '북한체제 붕괴 -> 남북 연합제 -> 궁극적 통일'로 통일 단계를 구상하고 있으며, 연합제 단계에서 북한을 안정적으로 다스릴 존재는 우리에게도 절실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김정남은 적격자로 볼 수 있으며, 뿐만 아니라 북한의 동북4성화 저지라는 목적까지 더해지면 김정남은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다.
김정남의 망명을 위해 선행(先行)되어야 할 작업은 김정남 본인에 대한 설득과 중국 정보기관의 보호공작 와해다.
전자의 경우 중국에 의한 북한의 개혁개방은 자칫 북한의 동북4성화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인식시킴으로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김정남도 어쩔 수 없는 '권력의 동물', 즉 인간인 이상 그에게 허위로나마 장기적인 북한 지배를 약속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후자의 경우 국정원 등 우리 정보기관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중국 국가안전부(MSS)는 세계적으로도 고도의 능력을 입증한 정보기관이며, 요원 전원이 열혈 공산당원이라는 점에서 뇌물과 같은 회유 공작도 거의 먹혀들지 않는다. 다만 북한과의 수십 년 간의 냉전에서 다양한 경험을 축적한 국정원이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김정남의 망명 이후 중국의 반발이 문제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과 함께 국제사회를 움직이는 양대 축(G2)으로 자리매김한 중국의 파워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더구나 한중(韓중)간 교역 규모가 나날이 증가하는 조건에서 중국과의 불화가 발생할 경우 우리는 경제적으로 막대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남북 통일은 중국과의 교역 규모에 준하는, 아니 그 이상의 경제적 유토피아(Utopia)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김정남 망명은 실시되어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
북한에는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천연자원이 매장되어 있으며, 심지어 석유 매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동북4성화로 인한 한반도의 미중 냉전 전장(戰場)화를 막아야 하는 필요성까지 더해지면 김정남의 망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수밖에 없다.
[겨레얼통일연대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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