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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과 최룡해의 '진흙탕 개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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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소위 '김정은 배지'가 등장했다고 연합뉴스가 3일 보도했다.
 
베이징(北京)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평양에서 김정은 배지를 단 주민이 출현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평양을 중심으로 일부 간부층에게 배포되고 있다. 다만 김일성·김정일 배지와 함께 부착하는 경우가 많다.
 
연합뉴스는 이밖에 주중 북한 대사관이 최근 선전판 속 사진에서 김일성, 김정일의 모습을 지우고 김정은만 전시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배지의 존재여부는 작년 말부터 제기되기 시작했다. 북한 전문 매체인 데일리NK는 당시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이 보위기관의 충성심 고취를 목적으로 자신의 초상이 그려진 배지를 제작해 국가보위부 고위 간부들에게 우선 배포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배지' 배포는 김정은 체제가 점차 굳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인 것으로 각 계는 파악 중이다. 별다른 반발이 없기에 김정은이 자신에 대한 우상화를 상징하는 배지를 무난히 배포 중이라는 분석이다.
 
별다른 후계 기반 없이 권좌에 오른 김정은이 이처럼 신속하게 권력을 장악한 배경에는 '후견인'이 있다. 장성택과 최룡해 등이다.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란 김정은과 달리 이들은 마치 정글과도 같은 북한 수령독재 체제 특유의 권력 투쟁에서 살아남은 자들이다. 그런 장성택 등이 자신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김정은의 권력을 키워주고 리영호와 같은 걸림돌이 되는 '곁가지'들을 제거해 주었기에 무난히 체제가 공고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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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김새부터가 벌써 '탐욕스럽기 그지없는' 최룡해. 최룡해와 같은 간신이 김정은의 최측근이 된 것은 종래에 북한 체제에 큰 타격을 가져 올 사건으로 예고되고 있다> 
 
그러나 언뜻 겉보기에는 무사 안착한 것 같은 김정은 체제도 사실 더 큰 문제를 앞두고 있다. 가장 거대한 두 세력의 권력 투쟁, 바로 장성택과 최룡해 간의 '진흙탕 싸움'이다.
 
당장은 최룡해가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원래부터 친중(親中)파였던 장성택을 제쳐두고 중국 특사로 임명된 것이 이를 입증한다. 이에 반해 김정은 연설에서 삐딱한 자세로 앉는 등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장성택은 올해 초 숙청설이 나올 정도로 조용한 행보를 걷고 있다.
 
참고로 일각에서는 장성택은 원래 외교관 감이 아니었다는 등의 분석이 나오지만 북한 체제는 사실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故 황장엽 선생의 증언대로 가장 충성심 높고 가장 '이간질에 능통한' 자가 권력을 차지해 이른바 '수령님의 사랑'을 받는 곳이 북한이다. 능력은 둘째 문제다.
 
때문에 경제나 외교와 같은 양지(陽地)에서의 능력은 뒤떨어져도 한참 뒤떨어지는 반면 남남(南南)갈등 유발과 같은 이간질이나 핵무기 개발 및 대남(對南) 위협과 같은 폭력적 행위에서는 그 누구보다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그들, 북한 체제의 구성원들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故 황장엽 선생도 "장성택은 김경희(아내이자 김정은의 고모)가 죽으면 힘을 잃게 될 존재"라 내다본 바 있다. 확실히 현재 그렇게 흘러가고 있는 양상이다.
 
그러나 장성택이 한 때 김정일의 최측근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가 그리 쉽게 무너지리라 생각할 수는 없다. 당장 당(黨)·군(軍)에 포진한 인맥만 해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최룡해로서는 김정은을 부추겨 소위 '장성택 라인'을 모두 제거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며, 따라서 최-장의 진흙탕 싸움은 결국 가뜩이나 부족한 당·군 내 인재의 수를 더욱 축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적게는 수년간 해당 분야에서 노하우를 쌓은 인물들이 모두 숙청되고 그 자리에 대신 '최룡해에게 아첨할 줄밖에 모르는' 자들이 채워지는 것이다.
 
김정은 체제는 겉으로는 공고해지는 것 같지만 속으로는 권력이라는 이름의 뼈다귀 하나를 두고 벌이는 개 두 마리의 진흙탕 싸움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상황임이 틀림없다. 실(實)을 버리고 허(虛)만을 취하려 드는 북한 독재집단의 한심한 행태다.
 
[겨레얼통일연대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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