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무인항공기 추락 사건' 방공망 허점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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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발생한 '백령도 무인기 추락' 사건으로 우리 방공망이 갖는 허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3일 정부 소식통은 언론에 "우리 공군은 북한 온천비행장 상공에서부터 비행하는 북한 무인기를 포착했다"며 "이 무인기가 온천비행장에서 이륙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무인기는 고도 3km 이상에서 상승과 하강 기동을 하면서 백령도로 접근했다"며 "현지 해병부대가 즉각 벌컨포 300여발을 사격했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도 "백령도 해병6여단이 3월 31일 낮 12시 42분부터 5분간 3차례에 걸쳐 벌컨포를 사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대 보유 벌컨포의 사거리는 북한 무인항공기의 비행고도에 한참 못미치는 2km였다. 북한의 도발을 1차로 저지해야 할 야전부대에서 막지 못해 저지선이 뚫리고 무인기가 서해5도 및 수도권 상공을 안방처럼 휘젓고 다닌 셈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북한 무인기는 이후 레이더상에서 사라졌다. 저고도로 비행하면서 레이더 교란을 했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뒤늦게 저고도 탐지레이더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특수병력 수송기인 AN-2도 마찬가지로 저공 비행을 통해 레이더를 교란시킨다는 점에서 우리 방공태세는 개선되어야 할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전시가 아니더라도 북한은 AN-2에 사복 차림의 특수병력을 싣고 서울 등 주요 대도시에 침투시킬 수 있다. 이 경우 대규모 내란의 발생은 불가피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앞서 지난달 24일 경기도 파주 봉일천 야산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청와대 포함 서울 시내를, 이번에 백령도에 추락한 무인기는 서해5도 지형을 촬영했다. 이 무인기들이 만약 폭약을 싣고 청와대로 향했다면 극단적인 경우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사망할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해병대 운용 20mm 벌컨포>
청와대 내부 구조가 북한에 전달되었을 가능성도 문제로 남는다.
군 당국은 무인기 잔해 정밀감식 결과 실시간 영상송수신은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무인기가 우리 방공망을 뚫었다면 다른 북한 무인기들도 감시를 피해 침투했을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 내부에는 중무장한 다수의 군 병력과 벙커 등이 존재한다. 이 병력 배치도가 북한에 알려질 경우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을 노렸던 68년 1.21사태가 재현될 위험이 발생한다. 북한은 무인기가 보내온 병력 배치도를 분석해 침투 작전을 구상할 수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 무인기는 총 193장의 사진을 촬영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무인항공기에 장착된 카메라는 일본산 '캐논 EOS 550D'로 약 1800만 화소의 고화질을 자랑하는 디지털카메라다.
한편 이번 백령도 무인항공기 추락 사건은 공군·해병대 간 커뮤니티의 부재도 문제로 남겼다.
공군은 현재 사거리 5km의 천마 단거리 대공유도탄을 운용 중이다. 만약 해병대가 감지한 레이더 정보가 공군에 실시간으로 전달됐다면 곧바로 격추가 가능했다. 군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를 구축했지만 아직 미흡하다는 평이다.
[겨레얼통일연대 정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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